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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속에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한 짝사랑이든, 열정적으로 사랑했다가 어떤 이유로 인해 헤어진 것이든..
떠올리면 아련하고 그때의 풋풋함이 생각나는 그런 사람,
그렇게 애틋하고 그립지만 쉽사리 다시 만나지는 못하는 것이 또 첫사랑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또는 변해 있는 내 모습에 그 사람이 실망하지는 않을지..
첫사랑을 만나게 되면 내 아름다운 첫사랑의 기억이
혹시라도 변질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생겨
섣불리 만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한다.
<김종욱찾기>는 그런 첫사랑을 찾는 여자와,
여자의 첫사랑을 찾아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광고회사에서 정리해고 된 성재는 소규모 광고대행사를 차리게 되고,
첫 의뢰자가 대부업체를 하는 어머니 계모임 회원 아줌마였다.
그 대부업체 광고로 이자를 처음과 같이 저렴하게 해준다는 뜻으로
"첫 사랑을 찾아드립니다" 라는 광고카피를 내세웠는데,
광고지가 제작된 날 그 회원의 사무실로 찾아가니
회원아줌마는 돈을 들고 도망가고, 남은건 빚쟁이들뿐,
얼마후 사무실에 빚쟁이들의 발걸음이 끊긴 후,
성재는 그 공간을 (지 맘대로) 자신만의 사무실로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 사무실에 효정이 찾아오게 된다. 정말 "첫사랑"을 찾아주냐면서..
사실 효정은 첫사랑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성재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성재는 장난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하려면
TEST의 일환으로 "의뢰"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곰곰히 생각하던 효정은 그 얘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인도여행 중에 우연찮게 만난 첫사랑 "김종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성재와 함께 김종욱을 찾아 나서게 된다.
김종욱을 찾는다는 것은 효정에게 첫사랑의 "상대"를 찾는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김종욱을 찾아다니면서 그녀는 김종욱을 사랑하던 그 시절의 추억,
그를 사랑하던 때의 자신을 함께 떠올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효정이 성재에게, 또는 독백으로 김종욱에 대한 추억을 생각하는 대목을 읽다 보면,
나 역시도 옛 사랑에 대한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어설퍼 손도 제대로 잡지 못했던 그 사람과
팝콘향 가득한 극장에서 전날 잠을 너무 설쳐서 너무 피곤해
잠시 머리를 기댔을 때 그 온기와 그 사람의 체취,내 콩닥콩닥 하던 심장박동이
지금도 참 생생하게 떠오른다.
어쩌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임에도
이상하리만치 낭만적인 순간으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첫사랑이란건 조금씩 덜 익거나, 부서진 구석이 있기 마련이라
그 모자란 부분 속에 환상을 채워 넣을 수 있다.
환상은 방부제와 같아서 사랑을 쉬이 사라지게 놓아두지 않는다"
-<김종욱 찾기> 242p중에서 -
그렇기에, 이 환상이라는 방부제가 뿌려진 추억의 사람이
현실이 되는 순간 환상은 사라지고
추억이 깨어질까 두려운 마음도 분명 한켠에 있다.
나 역시 지나간 시간과 공간에 마음을 가두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니까..
그래서 효정이 했던 행동이 더욱 공감이 가고,
그 행동이 이해가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김종욱 찾기>를 읽는 내내 왠지 영화<싱글즈>가 함께 떠올랐다.
뭐랄까 딱 20~30대 여성을 위한 소설같은 느낌이랄까?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런 책..
효정은 성재와 함께 첫사랑을 찾아 나선 것을 계기로
꿈보다 훨씬 더 멋진 현실을 만나게 되었다.
나 역시 효정처럼 꿈보다 훨씬 더 멋진 현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