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이야기
장현경 지음 / 성안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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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한국사회에 참 많은 영향을 끼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뉴요커"라는 단어일 것이다.
미드 속에 등장하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거기서 공부도 하고,우아하게 브런치도 즐기는 모습..

우리나라도 그 열풍이 불어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된장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뉴요커"..
특히 여성들이라면 한번쯤은 
"아 나도 저런 생활을 해보고싶다" 
라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2006년 한국을 떠나 뉴욕 맨해튼에 자리잡은 디자이너 장현경씨가 
가끔 뉴욕을 찾아오는 동생이 뉴욕에 왔을 때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곳들로 안내해줄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썼다고 한다.
여행안내책자라고 생각될 만큼 꼼꼼하고 세세한 설명과 함께, 
그녀가 느낀 감정들을 그대로 담고 있어, 

마치 유학을 먼저 다녀온 언니가 곧 뉴욕으로 떠날 동생에게 
커피숍에서 신나게 여긴 어떻고~ 거긴 어땠으니 꼭 거긴 가보고~ 이것도 꼭 먹어봐~ 
그리고 여기선 이렇게해야해~
조언해주며 깔깔깔 수다떠는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뉴욕행을 준비하면서 한국을 떠나기 전, 
그 흔한 매운탕마저 마음을 애틋하게 만들었다는 대목을 보고 
괜시리 나도 곧 멀리 떠나는 사람마냥 마음이 짠해지기 시작했고, 
그녀가 처음 뉴욕에 발을 디디고, 뉴욕의 복잡한 Metro때문에 고생하고 
택시탄 내내 엉엉 울었다는 이야기 등 
그녀가 낯선 뉴욕에서 겪는 좌충우돌 생활기에 
나도 뉴욕에 가면 이렇겠지, 이것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꺼야.. 
하면서 풉.. 웃음이 나기도 했으며,  
뉴욕의 지하철의 살벌한 얘기에는 나도 괜시리 무섭고, 
길에서 항상 인사를 한다는 도어맨의 이야기엔 나도 함께 
뉴욕의 따뜻함을 함께 느끼는 것 같아 훈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 책 속의 여러 일화들을 통해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가봐야 
가치관이 넓어진다고 어른들이 얘기하시는게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 만큼 다양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마음이 넓어지게 되는 것일테니까..
특히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뉴욕이기에 
저자가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유혹에 흔들리고 실수를 하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오늘 하루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카지노를 찾은 우리나 애처롭게 잠든 그들이나 단지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단편일 뿐인 것이다.
물론 도박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자신의 삶에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되겠지만,
말도 안되는 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지극히 이성적인 사람보다 
조금 어리석더라도 인간적인 면을 가진 사람이 나는 좋다.

 

 그녀에 의하면 맨해튼에는 강아지운동장, 강아지호텔, 강아지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있으며 대부분의 장소에
개를 데리고 갈 수 있으니 애완견을 키우기에 무척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었다.
하긴 여기 뉴욕에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해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홈리스들이 꽤 있는데
홈리스보다 애완동물이 불쌍해서 지갑을 열 정도로 뉴요커들의 애완동물 사랑은 꽤 정평이 나있다.

나 역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다보니 뉴욕의 이런 분위기는 굉장히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강아지를 데리고 갈 만한 곳이 정말로 제한적이라 참 힘든데.. 
만약 뉴욕에 가게된다면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 탄꿍이와 몽실이도 꼭 데리고 가보고 싶다.

 

 바스락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강의실에서 흐르는 콧물을 조심조심 훌쩍거리는데,
 미국인 친구가 조심스럽게 팁을 준다.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코를 훌쩍거리는 것보다 시원하게 풀어 버리는 것이
 더 예의 바른 거라나?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시원하게 코를 풀어버리는 소리보다 거슬린다는 것이 이유였다.
내가 상대방을 배려해서 한 행동이 오히려 불편하게 했다는 점이 참 어이없었지만,
배려라는 것은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의 기준에 맞춰야한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니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될 정도의 소리는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뉴요커들에게 
내가 배워야하는 것은 패션만이 아니었다 

  

그 아이들은 한국의 미술학원교육처럼 모든 사물을 정형화시켜 그리고 , 바나나는 꼭 노랗게 칠하도록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무언가를 얻었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있으며, 
세계 어느 곳보다 자유로운 뉴욕에서 자란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뉴욕의  미술 전시관에서 한 어머니가 아들을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그 작품을 그려보라고 한 다음.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게 공중도덕을 지키면서도 몇시간 동안 그 옆에서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직접 거장들의 그림을 생생하게 보고, 또 직접 붓터치를 보면서 그리는 동안 분명 아이는 모사말고도 더 많은 무언가를 느꼈을것이다.
또 전시장에서 그림을 그려도 뭐라고 하지 않는 문화, 
그리고 최대한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는 그 어머니의 태도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어땠을까?... 그 어머니와 아이는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하지 않았을까?


 

뉴욕에서 커피를 만들때는 원두와 쉼표를 함께 갈아 넣는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만이라도 지친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손을타고 느껴지는 기분 좋은 온기와 부드러운 향기가 가슴까지 전해질 때면
 밤새 말똥말똥 뜬 눈으로 지샜던  바로 어제의 기억조차 까맣게 잊혀진다.
정신없이 시간이 흐르는 뉴욕에서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아무말 없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애인이 되어주는 커피,
오늘도 뉴욕의 하루는 한 잔의 커피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록으로 주는 뉴욕의 지하철 맵 ^^
자신처럼 뉴욕에 가서 지하철 잘 못 타고 택시타며 엉엉 울지 않도록 배려한 작가의 마음이 훈훈하다~  :) 
나 같이 뉴욕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간접체험을 시켜주고 
뉴욕에 대한 환상 및 뉴욕여행의 뽐뿌를 가득 불어넣는 책인 동시에,
뉴욕에 곧 가볼 사람들에게는 마치 맛집멋집가이드 및 
뉴욕에서의 생활에 대한 노하우까지 적혀있는 실용서적이며,
뉴욕에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월별로 정리되어서 그런가..
"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이야기"를 다 읽고나니 
뉴욕의 4계절을 나도 작가와 함께 느낀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직접 다니며 꼭 한번 내가 그들의 삶에 한번쯤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처럼 뉴욕에 가보진 않았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책장을 덮을 때,
원두와 쉼표를 함께 갈아넣는 커피로 뉴욕의 하루를 멋지게 시작하는 
그런 생활을 꿈꾸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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