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지 않는 법 - 싸게 팔지 마! 힘들어도
최병철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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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잃지 않는 법》 | 최병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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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마음까지의 거리가
가장 먼 거리가 된 사연에는
시인의 책임도 있다.
시라면
머리든 가슴이든
적어도 하나는 채워줘야 한다.
그런데 그사이에 공백이 생기게 했으니
그건 시의 책임이다.

시인의 잘못을 대속하기 위함일까. 저자는 자기계발서지만 시의 형식을 빌려 쓰기로 했다. 根·行·愛·成·孤·心·然·智·通·樂, 열 개의 부(部)로 이루어진 이 책은 무언가로부터 빼앗긴 나를 되찾기 위한 여정이다.

처음에는 책이 너무 두꺼워서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운문의 형식을 가져서인지 간결하고 쉽게 읽힌다. 특히 저자의 센스와 위트를 만끽할 수 있는 말장난이 많이 보여서 재밌다. 개인적으로 아재개그를 좋아해서 ‘대단한데?’ 나도 나중에 써먹어야지 생각하며 읽었다.

책을 읽다보면 자신의 민낯을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글들이 자주 나온다. 타인이 나의 가치를 정하지 않도록, 이 책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가볍지만 진중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을 건넨다.

흔히 자기계발서들을 보면 “성공하고 싶은 당신, 이렇게 살아라!”라는 느낌인데 이 책은 나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게 하는 느낌이라 좋았다. 남이 써놓은 정답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삶에서 질문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위 도서는 도서출판 클북에서 제공 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클북 #슬로어 #나를잃지않는법 #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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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괴물들 - 불안에 맞서 피어난 인류 창조성의 역사
나탈리 로런스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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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의 괴물들》 | 나탈리 로런스

“괴물monster이라는 말도 괴물에게 무언가를 드러내는 특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 단어는 라틴어 몬스트라레(보여 주다) monstrare 혹은 모네레 (경고하다)monere가 어원이다. 괴물은 신비하고 모호한 동시에 무언가를 드러내는 존재이다. 그들은 저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징후이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잘 살피기만 한다면 괴물들은 우리의 내면세계, 그리고 실재와 마주하는 방식에 대한 숨겨진 사실을 보여 준다.”

《매혹의 괴물들》은 괴물을 다루지만, 사실상 인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이 반복해서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괴물은 비정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불안이 투사된 하나의 거울이라는 것.

저자는 괴물을 불안을 밖으로 꺼내 말하게 하는 도구로 묘사한다. 인간은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지만, 그 두려움을 이야기로 만들어 살아왔다. 괴물은 그 과정에서 태어난, 가장 오래된 상상력의 산물이다.

자연이 두려움의 대상이던 시대에는 자연의 괴물이 등장했고, 신과 도덕이 중심이던 시대에는 죄와 벌을 상징하는 괴물이 나타났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다시 인간을 위협하는 괴물이 되었다. 시대마다 달라지는 괴물의 모습은, 그 시대가 무엇을 가장 두려워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선사시대의 괴물에서 현대 대중문화의 괴수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방대한 사례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불안을 이야기로 바꿔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미 알고 있던 괴물들이 많았기에, 이 익숙한 존재들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하는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매혹의 괴물들》은 괴물을 해체하거나 없애려 하기보다, 왜 괴물이 계속 살아남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을 인간의 불안과 상상력에서 찾는다. 괴물은 우리와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 끝내 정리하지 못한 감정이 만들어낸 형상이라는 사실을 차분하고도 반복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책이다.

*위 도서는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제공 받아 탐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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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 - 니체, 노자, 데카르트의 생각법이 오늘 내 고민에 답이 되는 순간
피터 홀린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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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철학을 다루는 책들이 유독 많아졌다. 신간을 챙겨보고 싶은 마음은 큰데, 철학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서 ‘내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곤 했다. 그러던 중 부키 서평단으로 미리 만나 본 《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는 생각보다 훨씬 쉽게 읽히는, 실용적인 철학 입문서였다.

데카르트, 노자, 니체, 파스칼은 물론 불교까지—다양한 개념을 소개하면서도 일상에서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예시들이 많아 흥미로웠다. “이 상황이라면 데카르트는, 니체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고 관점을 전환하게 만드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이 책은 철학을 두꺼운 벽돌책 속 고리타분한 학문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삶 곳곳에 존재하는 사고의 도구임을 보여준다.

특히 나는 집합 배울 때나 썼던 벤다이어그램을 선택의 기로에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정말 신선했다. 결정 앞에서 자주 머뭇거리는 나에게는 앞으로 자주 써먹게 될 방법 같다. 다른 이야기들도 쭉 읽다 보면 “철학, 생각보다 재밌네?”, “다른 책도 읽어볼까?” 하는 자신감이 붙는다.

‘실용적인 이야기가 좋다’, ‘철학은 잘 모르지만 철학서는 읽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위 도서는 부키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제공 #부키 #우리에게는매일철학이필요하다 #우매철 #매일철학 #책추천 #철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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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황제
오션 브엉 지음, 김지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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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황제》, 오션 브엉 지음

오션 브엉의 소설 《기쁨의 황제》는 삶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상과 상실, 고통 속에서도 존재하는 인간적 연대와 온기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소년 하이는 철교 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던 중 노년 여성 그라자나에게 구조되고, 그녀의 제안으로 함께 살아가며 ‘선택적 가족’의 의미를 체험한다. 이후 하이는 사촌 소니와 홈마켓에서 일하며, 다양한 인물들과 얽히고설키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이와 그라자나의 관계를 보면 “선택적 가족”에 대해 사유하게 된다. 혈연은 반드시 보호와 안정감을 보장하지 않으며, 때로는 상처와 수치심을 주기도 한다. 하이와 그라자나, 그리고 홈마켓 공동체의 관계를 통해 독자는 가족이란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보듬어주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
“사람의 안에는 공간이 아주 많네요. 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한 명만 이러고 있어서는 안 되는 거였어요.”라는 대사는 이러한 관계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
“우리가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패배자이기 때문에 그런 건 소용이 없어. 우리는 키 작은 패배자야. 아름답고 키 작은 패배자들. 그리고 그건 아무에게도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 "아름답고 키 작은 패배자들." 하이는 과거에서 자신들을 응시하는, 옹기종기 모인 얼굴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름다움이란 게, 어떤 아름다움이든 간에,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기쁨의 황제》는 제목이 주는 느낌과는 반대로 상실과 빈곤, 외로움 속에서도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을 보여준다. 읽으면서 상황이 하나도 기쁘지 않은데 작가가 묘사하는 기쁨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인터뷰를 찾아봤다. 그는 기쁨을 “서로에게 스며들어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황제라는 단어는 기쁨의 옆에서 그 힘의 지속성과 영향력을 강조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온정들이 결국 삶을 유지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보여준다.

작가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자신이 미국에서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들이 소설에 잘 녹아있다. 주인공의 이름 하이(Hải)는 바다라는 뜻이다. 작가의 이름이 오션(Ocean)이라서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판단했다.

작가는 하이의 주변 인물들을 플롯의 장치로 소비하지 않는다. Ocean은 Hải가 되어 소설로 들어와 주변부의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며, 그들을 존중하며 세상과 맞설 의지를 다진다. 작가의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문장이 인물들과 만나 연대와 환대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지탱하는지 보여준다. 《기쁨의 황제》는 약자들이 기꺼이 서로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빈곤하고 절박하기 때문에 주고받는 친절과 사랑이 인생을 의미있게 만든다고 개인주의로 가득한 세상에 절절하게 외치고 있다.

*위 도서는 인플루엔셜로부터 제공 받아 독서 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도서제공 #인플루엔셜 #기쁨의황제 #오션브엉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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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의 진화 - 최초의 이민부터 워킹 홀리데이까지 호주 이민사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송지영 지음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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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의 진화》, 송지영 지음

이 책은 간단히 말해 재호 한인(호주 거주 한인)에 대한 기록이다. 1876년, 미지의 땅 호주로 향한 첫 이민자 존 코리아로부터 시작해, 오늘날 인간안보와 이민의 계산법을 토대로 호주행을 선택한 20~30대 한인 청년들의 다양한 사례를 여섯 개 장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청년 이민자는 개개인에 주어진 환경과 역량을 발휘해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한다. 따라서 이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관찰하면 어느 사회와 국가가 발전할지 예측할 수 있다. 반대로 이들이 떠난다면 그 사회는 앞으로 희망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 주변에도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유독 호주를 선택한 친구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익숙한 게 편하지 않나? 평생 살아온 한국이 아닌 호주에 정착하길 바라는 이유는 뭘까?’ 직접 물어보지 못한 채 마음속에 남아 있던 질문이기에, 나는 이 책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읽어 내려갔다.

책은 단순히 ‘워라밸이 좋아서’, ‘연봉이 높아서’, ‘인구 밀도가 낮아서’ 같은 개인적 이유만을 다루지 않는다. 한 사람이 한국을 떠나는 선택 뒤에는 어떤 시대적 배경이 있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힘이다.

즉, 이 책은 호주 이민사와 한국 근현대사를 교차시키며, 왜 지금 이 시대의 청년들이 한국을 떠나는지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 송지영 님 역시 이민 청년들처럼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공부하고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시선은 유학이나 취업, 이민을 단순한 ‘개인의 선택’으로 축소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민의 진화를 따라가는 과정 자체가 곧 국가와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할 수 있는 거대한 흐름을 읽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익숙한 것을 뒤로하고 타국에서 새롭게 시작하기로 선택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민은 “나는 한국에서 내 필요를 더 이상 충족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돌아온다.
유능한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 책은 그 질문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만드는, 생각의 방향을 열어주는 책이다.

*위 도서는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제공 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제공 #도서출판푸른숲 #푸른숲 #이민의진화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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