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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서울 - 공간·사람·정치로 빚어낸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김진애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평점 :
🏙️ 《이토록 서울》 | 김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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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품은 공간에는 이야기가 많다. 이야기를 많이 품은 공간일수록 매력적이다.
안산에 살던 시절, 서울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솔직히 내가 살던 동네는 뚜벅이에게 꽤 잔인한 곳이었기에—역과는 멀고, 버스 배차 간격은 길고—‘서울에 살면 이런 것도 즐길 수 있구나’ 하는 기대를 품었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통근이 힘들어 서울에 살기 시작했고, 이제 서울은 특별한 날에만 찾는 곳이 아니라 내가 매일 걷고, 타고, 머무는 일상의 공간이 되었다.
『이토록 서울』은 그런 나의 서울살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 책이다. 이 책은 서울을 하나의 이미지로 소비하기보다, 공간과 사람, 그리고 그 안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결을 따라 천천히 이야기한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는 골목과 광장, 익숙한 동네들이 사실은 수많은 선택과 삶의 흔적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뚜벅이라서 그런 걸까. 나는 아직도 서울이 좋다. 대중교통만으로도 도시 대부분이 연결되고(기후동행카드 최고 👍🏻), 조금만 걸으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동네가 펼쳐진다. 책 속에서 “광장은 무대이고 사람이 주인공이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 내가 좋아하는 서울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비워진 공간 위를 사람들이 채워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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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와 혼돈이라고 여겼던 것, 허름하고 촌스럽다고 여겼던 것, 경박하고 천박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보게 되는 이 경험은 아주 신선하다.
저자가 말하는 서울다움—“잡종성, 혼종성, 변종성”—역시 내가 체감해온 서울과 닮아 있다. 정신없고 복잡하지만, 그 안에 화려함과 일상, 세련됨과 옛스러움이 함께 섞여 있는 도시. 그래서 잠시만 머물러도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고, 오래 살수록 더 많은 얼굴을 보여준다.
『이토록 서울』은 서울을 정의하려 하기보다,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걸음 넓혀주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익숙한 풍경들이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여전히 나는 이 도시가 좋고, 계속 서울에 살고 싶다.
이 책은 서울이 가진 매력을 알려주기 위해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우리는 그저, 귀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위 도서는 창비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토록서울 #김진애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