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나
정은우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포나》 | 정은우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배우며 친구가 되었던 정서, 현정, 연우가 어른이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연작소설이다. 제목이기도 한 ‘포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공지능 중 하나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지를 건네는 존재다.

🔖
소원은 짧고 명료했다. 평화는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랐다.

할머니 평화는 현정의 할머니다. 인공지능 관련 학자였던 평화는 딸을 낳았을 때 직접 돌보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쪽을 선택했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딸은 몸이 불편한 현미에게만 마음을 쏟았고, 그 과정에서 현정은 자연스레 밀려난다. ‘나는 엄마 같은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평화는 현정을 직접 키운다.

“할머니는 내 편이지?”
항상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혼자 남게 될 현정이 발레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평화는 자신이 사용하는 인공지능 시라스에 발레 강사와 입시에 관한 데이터를 남겨 둔 채 떠난다.

같이 발레를 배웠던 정서와 연우 역시 평화의 사랑을 함께 나누었기에, 세 사람 모두에게 평화는 각별한 존재로 남는다. 세 인물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평화의 모습들을 따라가다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온기가 오래 남는다.

AI와 발레라는 조합이 낯설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발레를 단순히 꿈의 상징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인물들이 좋아했던 공연과 그 서사가 어떻게 각자의 삶으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발레에 익숙하지 않아도, 친절한 설명 덕분에 인물들의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

🔖
그래도 인간은 선택했다. 인공지능의 선택은 연구자들의 설계에 따라 이루어졌지만,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을 졌다. 누리는 선택이야말로 인간만이 지닌 능력이자 힘이라고 믿었다. 인공지능은 보조자였다.

많은 것을 인공지능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시대다. 평화가 아이들에게 남긴 시라스를 통해 정서, 현정, 연우는 각자의 삶을 고민하고 선택해 나간다. 한때 같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AI 기술과 인간의 선택은 어디까지 닮아 있고, 어디서부터 달라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꿈을 품었던 시간과 그 이후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위 도서는 자이언트북스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자이언트북스 #포나 #정은우 #연작소설 #AI #발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