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헤엄칠 수 있었다
고야나가 도코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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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헤엄칠 수 있었다》 | 고야나가 도코 지음

주인공 우노하라는 교사다. 그는 Z세대 작가가 쓴 베스트셀러 소설을 접하게 되는데, 소설의 내용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대체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이 이야기를 알게 된 걸까? 동시에 작가 역시 이야기의 주인공인 우노하라를 찾고 있었다. 청소년 작가 쓰마도리는 우노하라가 근무하는 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의 공통된 지인인 히무라의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그런 거짓말뿐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 바람에 나는 지금 내 존엄이 처참하게 짓밟힌 기분이라고.”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아팠던 쓰마도리와, 고등학생 시절 갑작스러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히무라는 글과 음악이라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예술로 서로 소통했다. 히무라는 우노하라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쓰마도리에게 들려주었고, 쓰마도리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완성했다.

우노하라가 읽은 소설에는 많은 거짓이 담겨 있었다. 자신이 겪었던 아픔은 너무 예쁘게, 감동적으로 정리되어 있었고, 그는 오래도록 괴로워했다. 자신은 이 사건 때문에 고향에 발길을 끊었는데, 대중들에게는 그의 경험이 낭만적인 이야기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그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선생님이랑 히무라 씨는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만 만나는 심해어 같네요.”

세상은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무지갯빛 물고기를 원한다. 그래서 비극조차 보기 좋은 색으로 덧칠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의 진짜 우노하라와 히무라는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감 없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그들의 스토리 역시 소설처럼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았고, 낮의 반짝이는 바다보다는 경계를 알 수 없을 만큼 어두운 바다에 가까웠다.

“이누카이는 소설 속 사쿠와 히다카가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무지갯빛 물고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의 나와 히무라는 결코 그런 존재가 될 수 없었다. 우리는 조용히 숨을 죽인 채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을 헤엄쳤다. 우리는 남들이 우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늘 신경을 썼다. 오직 어둠 속에서만 우리는 자유롭게 꼬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결코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시한부 이야기를 다룬 일본 소설을 떠올리면 흔히 떠오르는 풍경들이 있다. 그러나 《밤에만 헤엄칠 수 있었다》는 그런 흐름을 비켜간다. 비극은 반드시 아름다워야 하는가? 타인의 죽음이 반드시 누군가의 희망이나 감동이어야 하는가? 이 책은 독자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낮의 빛 아래서는 드러나지 않는, 차가운 밤의 바닷속을 헤엄치는 존재들의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눈부시지 않아도 의미 있는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조용하지만 깊은 용기를 발견하게 된다.

*위 도서는 허밍북스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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