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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철학하다 - 삶은 어떻게 글이 되고, 글은 어떻게 철학이 되는가
이남훈 지음 / 지음미디어 / 2026년 1월
평점 :
🏻《글쓰기를 철학하다》 | 이남훈 지음
저자에 대한 설명에 눈길이 간다.
“평생 글 아닌 것으로 살아본 적 없는 작가”
그가 들려주는 글쓰기에 대한 철학은, 글을 잘 쓰기 위한 기술보다는 발상의 전환에 가깝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오래된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이 책을 읽어보려 한다.
* 자신을 부수는 일
낡은 자신을 부수면 새로운 공간이 생기고, 기존에 없던 생각과 통찰이 떠오른다. 따라서 작가는 끊임없이 기존의 자신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 타인과 연결되는 일
“글쓰기는 내가 타인과 가장 깊게 연결되는 방식이다.” – 테드 창
레비나스는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나의 욕망’이 아니라 ‘관대함’의 태도에 두고, 더 나아가 최대한의 호의와 성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타자를 바라보는 태도는 욕망을 넘어 관대함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타자에게 다가갈 때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내어 주어야 하며, 빈손으로는 결코 다가갈 수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내어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 문장은 오래 남았다.
* 단도직입
한 편의 글, 한 권의 책이라면 “스치면 죽는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글을 쓰는 자라면 텍스트의 힘, 활자가 가진 강력한 영향력을 믿어야만 한다. 단도직입으로서의 글을 가슴에 간직한다면, 그것을 날카롭게 벼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Sapere Aude! (감히 알고자 하라!)
세계관의 밑바탕에 깔린 대전제를 깨뜨리거나 바꿔 보려는 노력, 혹은 바꾸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숙고를 통해 빈틈을 메우려는 시도는 매우 중요하다.
과거의 생각이라는 고인 물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아간다면, 그것 자체가 독자들에게 늘 새로운 통찰을 주는 길이며, 작가로서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 책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
“나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를 물고 찌르는 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이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우리를 흔들지 못한다면, 대체 왜 읽고 있는 거지? (…) 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해. 나는 그렇게 믿어.” – 프란츠 카프카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처럼 느껴졌다.
* 참치 해체쇼
글을 읽을 때 그냥 읽지 말고 참치를 해체하는 것처럼 읽어라. 성격이 급한 나에게 가장 어려운 독서 방식이기도 해서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 표현이다. 프로파일링하듯, 저자의 사고방식에 닿을 때까지 분석하며 읽어야 한다니. 내가 책을 너무 쉽게 읽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Writer? Author!
설사 지금 자신이 책을 출판했든, 그렇지 않든, 글을 쓰는 자신을 ‘저자’라고 규정하고 인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그가 하는 일의 성과에도 상당한 차이를 가져온다고 입증됐다. 정체성의 확립은 새로운 생각에 도전하고, 더 치열하게 다양한 방법을 궁리하는 여정에 분명한 도움이 된다.
카프카의 말처럼, 좋은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면, 이 책은 적어도 내 글쓰기에 균열을 냈다.
《글쓰기를 철학하다》는 글쓰기 기술을 알려주기보다, 글을 쓰는 사람의 태도를 끊임없이 묻는다. 글을 잘 쓰고 싶지만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부터 다시 던져줄 것이다.
*위 책은 럽맹 님과 지음미디어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