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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들의 시간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이세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평점 :
👁️《포식자들의 시간》 |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줄리아노 다 엠폴리의 《포식자들의 시간》은 현대 세계에서 권력의 판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포착한 책이다. 저자는 국제정치와 기술 혁신의 교차점에서 등장한 새로운 권력자들을 ‘포식자’라 칭하며, 그들이 전통적 법과 민주적 절차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세계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권력은 군사력과 제도에 기반했지만, 이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AI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테크 업계의 거물들, 트럼프나 부켈레 같은 포퓰리스트 정치인들, 심지어 AI 설계자들까지 이 ‘보르자형 인간’의 범주에 들어가며, 그들은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
책은 역사적 은유와 생생한 현장 기록을 통해 권력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16세기 아스테카 제국이 스페인 정복자에게 속수무책이었던 모습과 오늘날 기술·정치 포식자들이 국가와 사회를 장악하는 방식이 놀랍도록 닮아 있다. 국제연합과 같은 전통적 제도는 이미 힘을 잃었고, 기존 질서와 법률의 통제는 빠르게 무력화되고 있다. 드론과 극초음속 미사일, AI 기반 정보 시스템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권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변모했다.
지금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 책이 경고하는 ‘포식자들의 시대’가 단지 추상적 미래가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신속한 공습, 정보전, 사이버 작전 등 속도와 힘 중심의 대응은 저자가 말한 포식자적 전략과 직결되며, 전통적 국제 제도와 규범이 실질적 통제를 잃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단순히 정치적 사건을 넘어서, 기술과 권력이 결합할 때 발생하는 근본적 위험과 인간의 선택권 상실을 직시하게 된다.
서평에서 언급되듯, 《포식자들의 시간》은 무겁지만 유려한 문장으로 현실을 압축한다. AI와 기술 권력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민주주의와 법치의 한계를 보여주고, 독자 스스로 ‘우리는 여전히 선택하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기술이 인간 행동을 프로그래밍하는 순간, 인간의 선택과 주권은 점차 권력의 밖으로 밀려난다.
결국, 엠폴리는 단순한 기술 비판이나 정치 평론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한 관망의 도구를 제공한다. 《포식자들의 시간》은 AI와 정치 권력의 융합 속에서 다가올 혼돈의 시간을 성찰하게 하고, 현실을 직시한 성찰로 우리에게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근 중동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이 메시지는 한층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위 도서는 을유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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