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오디세이 - 사랑과 불굴의 워싱턴DC 경찰관 제프 이야기
안용호 지음 / 헤르츠나인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워싱턴 오디세이》 | 제프 안 지음

제프 안의 《워싱턴 오디세이》는 한인 1.5세대 이민자의 삶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로, 개인의 경험을 통해 도전과 성장의 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저자가 아빠를 따라 형제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겪는 다양한 경험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 경제적 어려움 등 이민자가 직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솔직하게 묘사하여 독자에게 깊은 현실감을 전달한다.

17살의 소년이 한국에 혼자 있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서툰 영어에도 미군에 입대하고, 제대 후 택시 운전사로 일하며, 보안관 시험을 통해 경찰로 근무하게 되는 과정은, 얼마나 많은 변화 속에서 삶을 내던져야 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군인과 경찰을 지냈던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불명예스럽게 은퇴했음에도, 그는 다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모습은 요즘 세대의 청년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떠한 순간에도 열심히 살아야만 했던 그의 삶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나 <국제시장> 속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했던 주인공들을 떠올리게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제프 안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사람의 경험담이 아니라, 삶에서 마주하는 선택과 책임, 도전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를 준다.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치관과 노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태도를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위 도서는 헤르츠나인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헤르츠나인 #워싱턴오디세이 #제프안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궤도 너머 - 불확실한 세계를 돌파하는 과학의 태도
카밀라 팡 지음, 조은영 옮김 / 푸른숲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궤도 너머》 | 카밀라 팡 지음

“나는 삶에 과학을 더했을 때 인생이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를 알려 주고 싶다.”

《궤도 너머》는 과학을 설명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과학적 사고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 한 과학자의 기록이다. 생물정보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작가인 카밀라 팡은 어린 시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 그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감정과 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을 선택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과학은 내가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법이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궤도 너머》 전체를 관통하는 출발점처럼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과학과 함께하는 삶의 근사함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과학의 수많은 형태와 과학자들의 놀라운 연구를 엿보았으면 한다.”

책에서 카밀라 팡은 과학자의 사고 방식을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완벽하게 예측 가능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처럼 질문하고 실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과학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문장은 이 책이 말하려는 과학의 태도를 가장 잘 보여준다. 또한 삶의 문제 역시 연구 과정처럼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하며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연구자”라고 표현한다.

“과학에서도 중요한 발견은 의도한 것과 우연적인 것, 예측한 것과 예측하지 못한 것의 조합일 가능성이 크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일이 원래 그러하다. 과학자는 여행을 떠나면서 싸들고 간 짐뿐만이 아니라 여정 중에 발견한 것들로도 연구를 한다. 위험할 만큼 무계획한 방식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과학 연구가 가진 매력이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지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계속해서 나아간다. 애초에 기대했던 결과보다 더 좋은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 문단을 읽으면서 작년 12월 푸른숲에서 출간한 인류학자 정병호 교수의 《긴 잠에서 깨다》가 떠올랐다. 카밀라 팡은 과학자이고 정병호 교수는 인류학자이지만, ‘연구자’라는 공통된 위치 때문일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일이 그러하다. 바로 이 점이 연구가 가진 매력이다.” 읽는 동안 이 문장이 자꾸 떠올랐다. 직장인인 나는 앞으로 책을 통해 더 많은 학자들의 연구를 만나고 싶다. 무계획 속에서 이루어지는 운명 같은 연구의 만남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실패에 대한 카밀라 팡의 관점 때문이었다.

“실패에 쉽게 좌절하지 말 것.”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실수, 실패한 실험, 기각된 가설은 또 다른 엔진의 연료가 된다.”

과학 실험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연구자는 그것을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단서로 받아들인다. “예상과 다른 결과는 틀린 것이 아니라 아직 이해되지 않은 것일 뿐이다”라는 작가의 생각은 내가 그동안 실패를 바라보던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카밀라 팡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과학자로서 인간 사회의 복잡한 규칙을 이해하기 위해 패턴과 구조를 찾으려 했다고 말한다. 과학은 그에게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탐색하기 위한 지도”이자 “혼란스러운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언어”였다.

《궤도 너머》는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 온 사고의 방식을 보여 주는 책이다. 우리는 완벽한 답을 찾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이해에 가까워지기 위해 살아간다. 과학은 정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궤도 너머》는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주는 책이다.

*위 도서는 푸른숲에서 제공받아 탐독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출판푸른숲 #푸른숲 #카밀라팡 #궤도너머 #서평단활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사랑이 오기로 한 자리
김진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이 오기로 한 자리》 | 김진아 지음

사랑을 하지 않는 시대라고 말하지만 사랑을 소재로한 미디어는 계속해서 주목 받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장을 출판업계도 따라가는 듯 최근 사랑에 대한 에세이가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자음과 모음의 신간 《사랑이 오기로 한 자리》는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이후에도 남아 있는 감정을 차분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에세이다. 이 책은 사랑의 설렘이나 낭만적인 순간만을 이야기하기보다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과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시간, 그리고 이별 이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흔적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책 속에는 사랑을 바라보는 작가의 깊은 시선이 담긴 문장들이 많이 등장한다. “사랑을 쌓고 쌓아 충분히 무거워지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압축되어 삶이라 발음된다.”라는 문장은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결국 삶의 일부가 되는 경험임을 보여준다. 또 “어떤 것의 본질을 시들어버리기 전의 순간들로 기억해 줄 수는 없는 걸까. 낙화의 직전까지 부단히 노력해 온 시간들을 경외해 줄 수는 없을까.”라는 문장은 관계의 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전해 준다. 사랑이 끝나면 그 사랑은 무의미해질까? 작가는 모든 사랑이 유의미하다고 말한다.

이별 이후의 감정을 담아낸 문장들도 인상 깊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는 여전히 너를 곱씹는다.”라는 문장은 사랑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기억과 감정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사랑은 한 순간의 감정이기 보다는 삶을 지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쁘고 설레는 순간뿐 아니라 불안과 상실의 시간까지 모두가 사랑의 일부라고 말한다. 사랑할 수 있었던 시간 자체를 긍정하는 책이다.

화려하기보다 차분한 문장들이 오래 마음에 남는, 사랑의 기억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에세이다.


*위 도서는 자음과 모음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자음과모음 #사랑이오기로한자리 #김진아 #에세이 #서평단활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포식자들의 시간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이세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포식자들의 시간》 |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줄리아노 다 엠폴리의 《포식자들의 시간》은 현대 세계에서 권력의 판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포착한 책이다. 저자는 국제정치와 기술 혁신의 교차점에서 등장한 새로운 권력자들을 ‘포식자’라 칭하며, 그들이 전통적 법과 민주적 절차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세계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권력은 군사력과 제도에 기반했지만, 이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AI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테크 업계의 거물들, 트럼프나 부켈레 같은 포퓰리스트 정치인들, 심지어 AI 설계자들까지 이 ‘보르자형 인간’의 범주에 들어가며, 그들은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

책은 역사적 은유와 생생한 현장 기록을 통해 권력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16세기 아스테카 제국이 스페인 정복자에게 속수무책이었던 모습과 오늘날 기술·정치 포식자들이 국가와 사회를 장악하는 방식이 놀랍도록 닮아 있다. 국제연합과 같은 전통적 제도는 이미 힘을 잃었고, 기존 질서와 법률의 통제는 빠르게 무력화되고 있다. 드론과 극초음속 미사일, AI 기반 정보 시스템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권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변모했다.

지금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 책이 경고하는 ‘포식자들의 시대’가 단지 추상적 미래가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신속한 공습, 정보전, 사이버 작전 등 속도와 힘 중심의 대응은 저자가 말한 포식자적 전략과 직결되며, 전통적 국제 제도와 규범이 실질적 통제를 잃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단순히 정치적 사건을 넘어서, 기술과 권력이 결합할 때 발생하는 근본적 위험과 인간의 선택권 상실을 직시하게 된다.

서평에서 언급되듯, 《포식자들의 시간》은 무겁지만 유려한 문장으로 현실을 압축한다. AI와 기술 권력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민주주의와 법치의 한계를 보여주고, 독자 스스로 ‘우리는 여전히 선택하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기술이 인간 행동을 프로그래밍하는 순간, 인간의 선택과 주권은 점차 권력의 밖으로 밀려난다.

결국, 엠폴리는 단순한 기술 비판이나 정치 평론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한 관망의 도구를 제공한다. 《포식자들의 시간》은 AI와 정치 권력의 융합 속에서 다가올 혼돈의 시간을 성찰하게 하고, 현실을 직시한 성찰로 우리에게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근 중동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이 메시지는 한층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위 도서는 을유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을유문화사 #포식자들의시간 #줄리아노다엠폴리 #서평단활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국에서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는 방법
키에스 레이먼 지음, 이은주 옮김 / 교유서가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에서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는 방법》 | 키에스 레이먼 지음

《미국에서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는 방법》에서 키에스 레이먼은 미시시피 출신 흑인 남성으로서 겪은 차별과 구조적 폭력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의 글은 때로 읽기 불편할 정도로 직설적이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독자로 하여금 ‘서서히 죽이는 방식’—차별과 침묵, 체념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 구조—을 몸으로 느끼게 만든다.

‘미시시피’와 ‘흑인’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미시시피 버닝>이나 <씨너스: 죄인들> 같은 영화가 떠오른다. 비록 각각 1960년대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지만, 레이먼의 글을 읽으면 그것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을 절감하게 된다. 반복되는 분노와 외침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단편들을 하나씩 읽어가며 그의 유머, 자기반성, 상처와 마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안쓰러움과 연대감이 생긴다.

이 책은 교유서가에서 독서모임 지원 도서로 제공받아 모임원들과 함께 읽었다. 오랜만에 읽는 에세이였지만, 각자의 결핍과 경험을 공유하며 차별과 폭력이 개인의 문제로 축소될 때 벌어지는 일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미국에서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는 방법》은 불편하지만 정직하다. 그리고 그 정직함이야말로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대화와 연대를 통해 변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임을 깨닫게 한다.

*위 도서는 교유서가로부터 제공받아 독서모임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지원 #독서모임활동 #교유서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