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너머》 | 카밀라 팡 지음“나는 삶에 과학을 더했을 때 인생이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를 알려 주고 싶다.”《궤도 너머》는 과학을 설명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과학적 사고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 한 과학자의 기록이다. 생물정보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작가인 카밀라 팡은 어린 시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 그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감정과 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을 선택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과학은 내가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법이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궤도 너머》 전체를 관통하는 출발점처럼 느껴진다.“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과학과 함께하는 삶의 근사함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과학의 수많은 형태와 과학자들의 놀라운 연구를 엿보았으면 한다.”책에서 카밀라 팡은 과학자의 사고 방식을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완벽하게 예측 가능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처럼 질문하고 실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과학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문장은 이 책이 말하려는 과학의 태도를 가장 잘 보여준다. 또한 삶의 문제 역시 연구 과정처럼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하며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연구자”라고 표현한다.“과학에서도 중요한 발견은 의도한 것과 우연적인 것, 예측한 것과 예측하지 못한 것의 조합일 가능성이 크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일이 원래 그러하다. 과학자는 여행을 떠나면서 싸들고 간 짐뿐만이 아니라 여정 중에 발견한 것들로도 연구를 한다. 위험할 만큼 무계획한 방식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과학 연구가 가진 매력이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지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계속해서 나아간다. 애초에 기대했던 결과보다 더 좋은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은가.”이 문단을 읽으면서 작년 12월 푸른숲에서 출간한 인류학자 정병호 교수의 《긴 잠에서 깨다》가 떠올랐다. 카밀라 팡은 과학자이고 정병호 교수는 인류학자이지만, ‘연구자’라는 공통된 위치 때문일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일이 그러하다. 바로 이 점이 연구가 가진 매력이다.” 읽는 동안 이 문장이 자꾸 떠올랐다. 직장인인 나는 앞으로 책을 통해 더 많은 학자들의 연구를 만나고 싶다. 무계획 속에서 이루어지는 운명 같은 연구의 만남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이 책을 읽고 싶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실패에 대한 카밀라 팡의 관점 때문이었다.“실패에 쉽게 좌절하지 말 것.”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실수, 실패한 실험, 기각된 가설은 또 다른 엔진의 연료가 된다.”과학 실험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연구자는 그것을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단서로 받아들인다. “예상과 다른 결과는 틀린 것이 아니라 아직 이해되지 않은 것일 뿐이다”라는 작가의 생각은 내가 그동안 실패를 바라보던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카밀라 팡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과학자로서 인간 사회의 복잡한 규칙을 이해하기 위해 패턴과 구조를 찾으려 했다고 말한다. 과학은 그에게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탐색하기 위한 지도”이자 “혼란스러운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언어”였다.《궤도 너머》는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 온 사고의 방식을 보여 주는 책이다. 우리는 완벽한 답을 찾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이해에 가까워지기 위해 살아간다. 과학은 정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궤도 너머》는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주는 책이다.*위 도서는 푸른숲에서 제공받아 탐독후 작성된 서평입니다.#도서출판푸른숲 #푸른숲 #카밀라팡 #궤도너머 #서평단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