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보름달 밤에 만나 웅진 세계그림책 247
노무라 우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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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화책을 어른이 읽으면 요즘은 더욱 더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 "다음 보름달 밤에 만나"는 특히나 내용이 서정적이고 달밤을 묘사한 그림이 황홀해서 처음 받아들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다. 



조카 중에 5세 남자아이가 있는데 이 그림책을 보여주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쿼카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특히나 더 신기해했다. 



이 책은 다정한 숲 속 친구들 셋 오리너구리, 가시두더지, 쿼카 이렇게 삼총사가 등장한다. 이들은 사람으로 치면 유치원생 나이 같은데 다들 달님을 너무나 좋아한다. 



휘영청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세 친구는 모여서 밤나들이를 한다. 달밤의 피크닉인 셈인데 숲속 친구들이라 가능한 호사다. 





오리너구리는 새우파이를, 가시두더지는 달떡과 앵두주스, 쿼카는 야채 샐러드를 싸와서 음식도 나눠먹고 하룻동안 있었던 일도 서로 얘기하면서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친구들과 바이바이를 하고 혼자 달빛을 따라 돌아오던 오리너구리는 하늘에 뜬 달님을 갖고 싶어한다. 그 때 달님을 집에 두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면서 집 앞 호수에 비친 보름달을 보게 된다.


 





아.. 왜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면 소유하고 싶어할까? 오리너구리는 사람이 아니지만 동화 속에서는 의인화되어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예쁜 꽃을 보면 꺾고 싶고, 친구나 형제가 갖고 있는 장난감을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도 그 심리는 변함이 없어서 남이 갖고 있는 것은 나도 갖고 싶고, 동심의 세계에서는 때로 하늘에 떠 있는 별이나 달 같은 자연이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자연의 그 무엇이 아니라도 그냥 그 자리에 두고 보는 게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꽃은 꺾자마자 시들고 곤충은 함부로 잡으면 죽는다. 그냥 두고 보는 것, 그들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똑같이 살던 곳에서 각자의 삶을 누리기 때문이다. 



오리너구리는 집에 있는 그물로 호수의 달님을 떠서 커다란 병에 넣어 혼자 소유하고 만다. 하나 뿐인 달님을 혼자 갖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르는채 그 아름다움과 따스한 기운을 독차지한다. 






그러다가 다음 보름달 밤이 되자 절친 쿼카와 가시두더지를 만나러 간 그는 화들짝 놀란다. 



자기가 가져간 보름달 때문에 이 세상은 온통 암흑천지가 되어 친구들은 어둠 속에서 발을 다치기도 하고 다른 동물들도 모두 숨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



이제 오리너구리는 친구들과 상의해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보름달을 호수로 돌려보낸다. 





"반짝반짝, 동글동글. 참 예뻐요." -책 속에서 인용 




다 같이 보름달을 감상하는 친구들로 마지막까지 아름다웠던 그림책! 



실수한 친구를 탓하지 않고 함께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좋았고 갖고 싶은 대상을 꼭 소유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은근히 알려주는 점도 좋았다. 



여기서 그 대상은 자연인 보름달이지만 어린이들이 자라면 진정한 사랑 역시 소유로 이뤄지는 게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때로는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게 더 좋다는 것을. 



마지막 면지에는 "보름달 안에 무엇이 보이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재밌는 답들이 나와서 아이들과 이야기할 거리도 던져준다. 








캐릭터도 귀엽고 내용도 좋아서 5세 어린이 그림책으로 추천한다. 말도 쉽고 글밥이 많지 않아서 5살 조카는 혼자서 다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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