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오키나와는 지리적인 특징도 독특하지만(일본사람도 오키나와 여행하려면 비행기 타고 이 섬까지 와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닮은 점이 있다.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이 아니라 류큐라는 독립된 국가였는데 19세기 말 일본 제국에 의해 편입되었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임시통치를 받다가 일본에 반환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소수의 주민들은 아직도 독립을 꿈꾸는 듯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독특한 문화와 기질이 느껴진다. 역사적으로도 미군기지가 오키나와에 주둔하면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기 때문에 국가적 이익을 위해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 작가가 여행 초반에 겪은 한국인 차별이랄까 불쾌감을 느낀 일화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일본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니지만 여행하다보면 '이런 게 한국인 차별일까' 라는 암묵적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숙박업소 측에서는 다양한 진상 고객을 만나다보니 예전에 겪었던 한국 여행객 중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그런 뒷담화 혹은 태도를 취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예전 그 진상과 같은 사람도 아니고 그런 대접을 받으면 여행 시작부터 기분을 망치는 일임이 분명하다.
이후에는 작가가 안좋은 일을 겪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느꼈고 나 역시 일본여행 중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주로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에서 근무하는 상업적인 만남이었지만)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더욱 친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편견없이 그저 일회성 친절이라고도 해도 친절은 친절이다. 겉으로 보이는 친절도 중요하다고 느낀 건 어차피 여행객이란 상대의 속마음까지 알기에는 시간상 쉽지 않고 그저 자기가 있는 그 자리에서 간단한 친절을 베푸는 것만으로도 그 여행객의 하루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이미지도 좋아짐은 물론이다.
작가가 소개한 음식 중에서는 오키나와 소바와 아래 사진에 나온 바다포도를 먹어봤기에 책에서 사진까지 나왔을 때는 무척 반가웠다. 바다포도는 이름처럼 포도처럼 생긴 해조류인데 낭만적인 이름과 달리 비릿한 바다맛이 나서 그닥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사진으로 마주하는 느낌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