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이 있는 상태와 집에 가도 아무 가족도 없는 새터민 아저씨. 상태는 소설 말미에 가면 귀찮게만 느껴졌던 엄마의 잔소리속에 담긴 아들에 대한 사랑을 드디어 깨닫는다.
엄마가 투잡을 뛰면서까지 일하는 이유는 아들을 잘 뒷바라지해서 자신은 가보지도 못한 대학에 보내고 성공시키기 위해서인데 그 노력을 어린 아들은 모르고 그저 인스턴트나 먹으며 잡초처럼 방치되었다고 생각할 뿐이라니 도대체 누굴 위한 맞벌이인가 생각하게 된다.
부모은 아이를 위해 둘 다 밤낮없이 일하지만 정작 그 빈자리 때문에 아이는 소외감을 느낀다. 혼자 일어나서 양치도 안하고 늦는 둥 마는 둥 학교에 갔다가 학원 다 돌고 집에 와서 혼자 밥먹야 하는 상태를 보니 이게 과연 이 집만의 문제일까 싶다.
이 책에서는 똑같은 하루, 평온한 일상이 주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새터민 아저씨의 숙제도 공상태 어린이의 학원 문제도 결국 만우절 거짓말 한 번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이다. 애나 어른이나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야 하는 거겠지만 현실이 피곤해도 늘 곁을 지켜주는 가족이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 일인가.
새터민 아저씨의 순수함과 공상 좋아하는 공상태 군의 엉뚱함이 묘한 콜라보를 이루며 이야기를 따뜻하게 마무리지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는 상태네서 밥을 든든히 먹고 길을 나선 아저씨의 미래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잘 될 것이라는 희망적 분위기를 풍긴다. 웃기다가 화도 났다가 다행스럽다가 마지막에는 찡하기까지, 어른 독자도 재밌게 읽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어린이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