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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품격 - 온택트(Ontact)시대에 더욱 소중한
이서정 지음 / 위북 / 2021년 1월
평점 :
자기계발서를 좋아해서 10년전에는 거의 매달 닥치는 대로 읽었는데 주로 성공법이나 재테크 관련이 태반이었다. 이제는 그런 책 100권 정도를 읽고나니 내용이 다 비슷비슷해서 그닥 손이 가질 않고 온택트(ontact) 시대에 더욱 소중한 "대화의 품격"이라는 제목에 관심이 가서 정말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어봤다.

초반 100페이지까지는 솔직히 다 아는 내용 같고 다소 지루했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있었다. 대화를 할 때 시선은 눈과 가슴 사이에 두면 좋다던가, 상대방과 말을 처음 할 때는 공통분모를 이끌어낸 후 대화를 이어가라든가, 실수는 바로 인정하라, 칭찬도 가려가며 해야지 빈말을 하면 도리어 해롭다던가 등등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알게 되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이걸 끝까지 읽을 필요가 있을까 후회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떤 책도 100p는 넘겨야 하고 드라마도 초반 1~2회는 참고 보는 편이라 인내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자 역시나 도움이 되는 구절들이 술술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뒷부분 챕터6, 말의 태도와 부록으로 실린 비대면 시대 대화법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목차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듯해서 찍어봤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다.

사실 대화법이라는 건 책 한 권 읽었다고 마스터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저자 역시 그 어려움을 알고 있다. 이 책에 나온 예제는 굉장히 점잖고 일반적인 사회생활의 예를 들고 있지만 어디 현실도 그런가..
과묵하면 좋기만 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말이 너무 없으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자신감이 없거나 아는 내용이 없어서 구석으로 빠져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수많은 대화법 책이 말을 많이 하기보다 듣는 걸 강조하고 있지만 자기 PR시대에는 뭐든 적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저 입바른 소리만 하다 끝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중간중간 포인트를 잘 짚고 있다.

"당신은 침묵을 지킬 게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용기를 가지고 입을 열어야 한다"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다. 좀처럼 말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어 자꾸 말을 해보길 바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은 해야 맛이고 글은 쓸수록 는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아니어도 할 수 없고..

다음으로 관심있게 읽은 대목이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하라"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건 너무 쉽다. 또 좋지도 싫지도 않은 대개의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상대를 싫어하는 감정은 어찌 어찌 처리한다해도 상대가 날 싫어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나 고민되는 일이다.
저자는 그럴 경우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공략할 것, 싫은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을 제외하지 말 것, 적의를 표출해도 개의치 말 것 같은 주옥같은 조언을 남겼다. 이게 참 중요하다. 싫은 사람 안 볼 수 있으면 참 좋은데, 날 싫어하는 사람 안 만나면 베스트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싫은 감정을 일단 좀 재껴두고 이성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말이다.
특히 상대가 적의를 표출해도 개의치 말라는 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 하겠지만 동료나 직장 상사처럼 어쩔 수 없이 협력해야 하고 장기간 봐야 하는 사이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초연한 태도도 필요하다. 그게 안 되면 가시밭길을 예고할 수밖에 없다.
책 한 권으로 현실의 모든 대화법을 마스터하거나 어려움을 타파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보는 시각과 저자가 제시하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시대가 더욱 일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럴 때 SNS로 대화하는 법,윗사람과 문자 주고 받을 때 주의사항, 채팅법까지 나와있는데 특히 사회 초년생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히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