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구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2
조승혜 지음 / 북극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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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아책의 주제는 참으로 다양한데 이렇게 산뜻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우울한 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다룬 책은 또 처음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다람쥐인데 늘 머리 위에 비구름을 몰고 다닌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도 이 비구름 때문에 쉽지가 않다. 옆에 서있기만 해도 같이 비에 젖어버리니 당연히 친구들도 피하고 민폐 아닌 민폐를 끼치게 된다.




토끼가 인사를 하러 왔다가도 다람쥐 머리 위의 비구름 때문에 기침을 하고 가버리고, 다람쥐가 벤치에 앉아있으면 의자가 다 젖어서 다른 친구들은 앉지도 못한다.





태생적인 한계가 있어서 좀처럼 남과 가까워질 수 없는 다람쥐는 점차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우울해할수록 머리 위의 비구름은 강도가 세질 뿐이다.


다람쥐의 비구름은 마치 날 때부터 있는 장애나 컴플렉스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어떤 단점 때문에 남이 나를 피한다면 혹은 내가 원치 않아도 폐를 끼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비를 쫄딱 맞으며 우울한 얼굴로 혼자 tv보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소파에 앉아있는 울상의 다람쥐를 보고 있자니 정말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날 다람쥐는 옆집에 이사온 생쥐를 만나게 된다. 생쥐는 머리가 좋고 명랑한 친구로 금방 다람쥐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바로 집안에서 우산을 챙겨온 것!


아.. 세상 기발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생쥐가 우산을 씌워주니 둘 다 머리 위의 비를 맞지 않고도 나란히 산책할 수 있고, 오히려 비를 내리는 그들이 지나감으로써 길가에 시들은 꽃들은 생기를 되찾고, 구덩이에 빠져 곤란을 겪던 개구리들은 유유히 헤엄을 칠 수 있게 되었다.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는 마법같은 순간이다. 다정한 생쥐 친구를 만나서 다람쥐의 일상은 180도 변했다. 귀인은 동쪽에서 온다고 했던가? 내게는 생쥐가 귀인으로 보였다.

우리도 험한 인생을 살며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않을 때 가족이나 이런 친구 한 명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때가 있다. 또한 그들의 지혜로 나의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극복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따져보면 다람쥐의 컴플렉스는 나을 수 없는 병과도 같다. 여전히 머리 위에는 비구름이 있지만 그 비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내 존재는 민폐라는 깊은 컴플렉스와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다람쥐는 비구름 때문에 우울하지 않다. 머리 위에서 내리는 비에 젖고 싶지 않으면 우산을 받혀놓으면 그 뿐이다. 다람쥐는 훨씬 밝은 얼굴로 생쥐 집에도 놀러가고 둘이 비옷을 맞춰입고 물웅덩이에서 춤도 춘다.

비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생쥐와 다람쥐가 활짝 웃으며 비구름 아래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무척 아름다웠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이렇게 진정한 친구 한 명의 존재가 아닌가 생각했다.




남들은 다 피해가도 생쥐는 다람쥐를 피하지 않았다. 이제 자신의 비구름 아래서도 우울하지 않은 다람쥐는 놀랍게도 비가 내리지 않는 흐린 구름을 갖게 된다. 심지어 마지막 장은? 정말이지 깜짝 놀란 감동적인 마무리다.



다람쥐에게 생쥐같은 친구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계속 우울의 비구름만 몰고다니며 스스로를 미워하진 않았을까 싶다.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친구와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 동화책이자 상대방에게도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어린이집에도 가지 못하고 친구들 없이 외롭게 지내는 조카들과 함께 읽으며 좋은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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