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살고 싶은 집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68
코알라 다방 지음 / 북극곰 / 2020년 8월
평점 :

요즘 집 구하러 다니는 예능이 있을 정도로 전국민에게 집이 화두인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귀여운 그림책을 만났다.

인형가게에서 꼬미라는 생쥐 인형을 사온 꼬마. 꼬마는 꼬미를 상자에 담았는데 그 옆에는 터줏대감 곰인형 곰곰이가 놓여있다. 생쥐인형 꼬미는 이 귀여운 친구의 소개로 밤이 되면 여는 상가에 가서 집을 소개받는다.
"꼬미야! 이곳은 처음이지? 상가에 가면 집을 소개해주는 가게가 있어."
아, 이 때 눈치챘어야 하는데!! 이 멋진 동화책에는 비밀이 숨겨져있다. 무려 3번이나 읽고 발견한 눈이 어두운 나.
꼬미는 상가에서 오래 전에 헤어진 이모를 만나 같이 살고 싶은 집 투어를 떠난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간만에 만난 이모에게 치즈 케이크에 음료수 한 잔 얻어마시고 마치 이모가 공인중개소 소장님처럼 꼬미에게 멋진 집을 하나씩 보여준다. 전망좋은 집을 찾고 있다는 꼬미에게 다리 아플 정도로 계단을 올라 풀빌라도 보여주고 두 번째 집은 무려 아파트!!
세상에 이 아파트.. 어디서 봤는데? 곳곳에 있는 힌트를 둔감하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이런 깜찍한 작가를 봤나? 이제야 작가 연보를 읽어본다.

코알라 다방님은 대학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애니메이터로 일했구나. 감탄한다, 애니메이터라.
따뜻한 상상의 세계를 그림책에 담아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이 분은 성공한 작가님이다.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조카에게 선물한 다른 동화책은 표지가 무섭다고 여태 포장지를 풀러보지도 못했다는데 이건 분명 조카집에 가서 사랑받을 것이다. 마치 꼬마에게 사랑받는 꼬미처럼.
세 번째 집은 머그 하우스, 네 번째 집은 화분처럼 생겼는데 옥상에 서재가 있다. 하나같이 너무나 멋지고 환상적인 집이라 쉽게 고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같이 보는 어른도 동화속 세계로 푹 빠지게 만들 정말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푸른색 밤이 배경이라 불빛도 은은하고 낯선 사람이 아닌 이모와 함께 상가를 거닐고 집을 보러 다니는 설정도 참 예쁘다. 이제 집을 다 보여주고 꼬미에게 살고 싶은 집을 물어보는 이모.
과연 꼬미는 어디를 선택했을까? 마지막 그림에 꼬미가 가장 살고 싶은 집 정답이 나와있지만 이건 책을 산 독자들을 위해 아껴둬야 할 것만 같다. 나는 꼬미가 선택한 곳을 보고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기절하고 말았다. 아.. 생각해보니 인형이 가장 살고 싶은 집? 당연히 거기지..
집 투어의 비밀은 마지막장과 면지에 밝혀진다. 그것도 대놓고가 아니라 은밀하게. 이 동화가 제5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읽었다가 무릎을 탁 친다. 무릎팍 무릎팍팍. 아이들과 어른 모두 만족시키고 특히 어린이들을 기분 좋은 꿈나라로 인도할 밤풍경이 멋스럽다. 아이들 잠투정하면 자기 전에 머리맡에서 읽어주고 싶은 동화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