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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시아의 친절한 프랑스 펀치니들 - 기초부터 차근차근 펀치니들 소품 만들기
레티시아 달비스 지음, 김자연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집콕하느라 힘든데 이럴 때 하기 좋은 취미 같아서 펀치니들 책을 읽어봤다. 나도 바느질이라면 정교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하는데 자수를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 그러나 이 펀치니들 책을 읽으니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긴다. 펀치니들은 일반 프랑스 자수와는 달리 실이나 바늘이 가늘지 않다. 이것도 물론 호수가 있어서 굵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한땀한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도 아주 가는 프랑스 자수에 비하면 초심자도 도전하기 쉬운 편이다. 간단한 작품이라면 대략 하나 완성하는데 한시간에서 시간반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레티시아의 친절한 프랑스 펀치니들'이라고 해서 레티시아가 닉네임인 줄 알았는데 저자 소개를 읽어보니 프랑스 여인이었네. 취미로 시작한 바느질이 뜨개질 공예로 발전하면서 이렇게 책까지 낼 정도로 전문가가 된 케이스이다. 짝짝짝 박수를 치고 싶다.
펀치니들은 Punch needle, 바늘에 두꺼운 실을 가운데 홈으로 통과시켜서 펑펑펑 펀칭을 하는 방식이다. 자수와 뜨개질의 중간형태 같다. 책에서 본 도구도 하나같이 신기하기만 하고 바늘조차 일반적인 바늘과 달리 가운데 긴 홈이 있고 a, b, c, d나 숫자가 써있어서 설정을 해서 쓰는 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이 펀치니들 자수를 즐기는 층이 늘어나는 추세라 이런 책이 더욱 반갑다.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몽스 패브릭이나 DMC펀치니들 등 많이 쓰이는 도구가 수입되어 팔리고 있었다.
학용품을 참 좋아했는데 펀치니들은 바늘만이라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실 꿰는 방식도 특이하지만 바늘 모양은 더욱 귀엽다. 초보자는 이 바늘 꿰는게 도안 따라 펀칭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작품을 만들고 난 후의 그 두꺼운 털실이 주는 질감이다. 몽글몽글, 폭신폭신하고 어딘가 성겨서 따뜻하고 안정감을 준다. 한가지 색만으로 작품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여러가지 색실, 또 굵기도 달리해서 변화를 줄 수 있다. 책에는 안대나 가방, 쿠션 만드는 법까지 나와있고 각각의 도안과 패턴을 모두 수록해서 초보자도 단계를 밟아가면 언젠가 다 따라할 수 있을 거 같다. 미싱이 있으면 벽걸이 외에 가방이나 파우치 등 훨씬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만 손바느질로도 가능한 초보자 작품도 다양하게 실려있어서 아쉬움을 덜 수 있었다.


가장 따라하고 싶었던 것은 '이건 꿈일까 안대'. 이런 안대하고 자면 잠이 더 안 올 거 같긴 한데 저자가 디자이너라 그런가 작품이 무척 세련되었다. 중급은 되야 흉내라도 낼 거 같아서 일단 참지만 조만간 펀치니들 도전하고 싶다. 이 책은 나와 같은 펀치니들 새싹들에게 독학으로도 얼마든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재료, 도안 만들기, 사용하는 실의 색상과 대략적인 양까지 전부 써있다. 또 어려운 부분은 "주의하세요"로, 바꿔도 되는 부분은 "변형 방법"으로 한가지 자수법이 아니라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집에서 즐기는 취미로도 좋아보이지만 수준이 올라가면 다양한 패브릭 작품으로 응용할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