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력 - 일과 인생에서 롱런하는 사람들의 비밀
다사카 히로시 지음, 정혜주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직장 생활 중 성장이 멈췄다고 느끼지만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는 직장인들을 위한 경제, 경영서이다. 하지만 결국 더 나은 자신이 되어서 현재의 정체 상황을 타파하고 성장하는 힘, 즉 성장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기계발서로 보아도 무방하다.

저자는 도쿄대와 도쿄대학원을 나와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우수한 재원인데 졸업 후 원하는대로 연구소에 취업하지 못하고 민간기업 기획영업부에 들어가게 되어 실망한다. 저자가 7년이나 늦었다고 좌절한 나이가 겨우 30세라 요즘 우리나라에서 박사 학위까지 따고 취업하는 청년들과 비교하면 기가 막혀 웃음이 나지만 군대를 안 가는 일본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는 그 우수한 머리로 회사 생활도 잘 했냐하면 그렇지 않은데서 이 책은 시작한다.

당연히 말이지만 일머리와 공부머리는 다르다. 학력이 높다고 꼭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그 이유를 구구절절 풀어서 설명했지만 사실 우리 독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지식과 지혜는 다르고 학교에서 한 공부가 직장생활에서는 거의 무쓸모라는 게 밝혀진 지 오래이다. 지금도 기업들이 지원자 스펙을 보는데 여념이 없지만 그렇게 고학력, 고스펙을 가진 사람들만 뽑아서 우등생들로만 회사가 굴러가냐하면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스펙 너머의 뭔가를 보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추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럼 저자는 어떻게 또래보다 입사가 7년이나 늦은 난관을 극복했을까? 그는 7가지 벽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굉장히 쪼개서 얘기하고 있는데 다 읽고나니 나는 한 단어로 비결을 축약했다. 바로 '겸손'이다. 겸손한 자세로 연구하듯이 상급자, 동료, 고객을 보고 배우고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비결 7개의 주제는 '겸손'으로 통한다.

 

 

유명 대학을 나온 사람은 자꾸 자기 전문지식에 기대고, 논리적 사고로만 판단하려고 하는데 지식보다 중요한 게 지혜라는 것이다. '나는 일을 잘해', '나는 유명 대학을 나왔어'라는 자만이 성장을 가로막는다. 마찬가지로 그런 자만심이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현재 자신을 똑바로 보는 것을 방해한다. 지식과 지혜는 엄연히 다르는 것도 강조한다. 지혜는 경험과 인간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지만 지식의 세계는 이미 인공지능이 많이 접수한 상태이니 지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럼 그런 실패의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반성이다. 저자는 밤마다 5분씩 시간을 투자해서 반성 일기를 쓰라고 권한다. 후회하는 것과 반성하는 것은 다르므로 구체적으로 이런 상황이 또 온다면 어떻게 할지 객관적으로 반성해서 글로 써보는 과정을 거치라고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반성 일기를 쓰면서 나와 상대의 마음을 동시에 보게 된다. 반성 일기를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자아와 대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 마음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성장을 추구하라', 이것이 저자의 비결이다.

 

 

 

같은 의미로 자신만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볼 줄 알아야하고 또 상사와 동료의 마음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동료와 상사의 신임을 얻지 못한 사람이 낸 기획안이 통과된다 해도 그들이 지원해주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없다. 저자는 심리학 책 아무리 읽어도 남의 마음 못 읽는다고 봤다. 깊은 지혜는 현실의 경험을 통해 생기는 것이지 책 읽는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말 들으면 이 책을 읽는 것도 소용없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그만큼 자만심을 버리고 남의 마음도 좀 읽으라고 권하는 것이다. 독불장군식 태도로는 회사생활에서 성공하기 힘들고 곧 벽에 부딪힐 테니 타인의 말투, 시선, 행동, 태도, 분위기 등에 신경써서 민감하게 감지하는 연습을 하면 지혜가 생긴다고 일러주고 있다. 이 책을 사회 초년생 때 진작 읽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그 때는 이상한 상사를 만나거나 안 맞는 동료 때문에 힘들어도 그 사람들을 연구할 생각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안 마주칠까, 아니면 그만둘까만 궁리했었다. 저자처럼 남들보다 스킬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 겸손한 자세로 끝없이 배우고 반성하고 남들도 좀 연구했으면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탓이다'라는 마음, 실패의 원인을 내 안에서 찾고 남에게서는 장점을 찾아 배우는 자세, 타인의 마음을 읽어서 상황을 유연하게 파악하고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영리함, 동료와 상사에게 호감을 얻는 사람이 되는 법 등 다양한 조언이 꽉 차 있다. 중간 중간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 때문에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다 피와 살이 된다고 생각하고 겸손한 자세로 읽었다. 책을 읽을 때에도 꼭 한 가지는 얻어가야지 하고 보면 가볍게 읽을 때와는 다르다. 결국 저자의 성공담에 기존에 못 들어본 대단한 비결 따위는 없었다. 인생은 그 자체로 끝없는 공부, 끝없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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