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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신의 마지막 남자가 아니다 - ‘진짜 내 남자’를 찾는 관계의 기술
스티브 하비 지음, 송선인 옮김 / 북아지트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재밌는 연애 지침서를 만났다. 여성 저자가 같은 여성 독자들에게 충고하는 연애서는 많았지만 남성 저자가 딸과 여성 독자를 위해 쓴 책은 드물었는데 이 책은 남성의 시각에서 본 좋은 남자 고르기라고 할 수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생각날 정도로 책을 읽다보면 남녀간의 사고방식이나 육체적인 차이는 분명 존재하는 구나 싶다. 다만 이 책은 결혼 전에 읽는 것이 유익하다. 데이트 게임이 끝나고 배우자 선택을 끝낸 후에 읽으면 별 도움이 안 된다. 제목처럼 애초에 잘못 고른 남자는 당신의 마지막 남자가 아니니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 찾는 게 낫다는 소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연애할 때, 혹은 연애하기도 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한 내용은 저자의 말처럼 좋은 남자가 그냥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자꾸 남자 입장에서 본 좋은 남자를 강조하지만 이건 일종의 세일즈 포인트같은 거고 성별을 바꿔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인생에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려면 실현 가능한 기준과 조건을 세우고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남자의 마음에 들려고 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원하는 배우자상은 분명 따로 있을 것이다. 그 사람 마음에만 들면 된다.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
"남자가 노력 없이 당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그에게 헌신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다", "진지한 관계를 원한다면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라". 저자는 연애를 넘어서 결혼할 사람을 찾고 있다면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자세히 물어보라고 주문한다. 또 헌신할 준비가 된 남자가 보내는 신호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가까운 친구와 가족을 소개시켜 준다, 자신의 행복보다 상대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예전 여자들 번호를 지운다, 당신과 떨어져 있을 때에도 늘 당신을 생각한다' 등등. 내용이 약간 달라질지 몰라도 헌신적인 여자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인간관계는 크게 봐서 거래이고 내가 이렇게 할 때 상대는 나에게 이렇게 보답할 것이다라는 암묵적인 기대가 존재한다. 그 기대를 서로 잘 채워주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고 어느 한쪽만 기울어지게 희생한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설사 옛날 어르신들처럼 여자 혼자 일방적으로 희생한다고 해도 어느 시점에 이르면 분노가 폭발할 것이고 관계가 깨지든 늙어버린 상대에게 복수하든 뭔가 액션이 나오게 되어 있다.
또 하나 뒷부분에서 흥미롭게 읽은 내용은 외모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남자들은 태생적으로 미적 자극을 좋아하고 지속적으로 원한다고 한다. 저자는 본인이 유명인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언론 노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점에서 아내인 마저리가 늘 스스로를 가꾸는 모습을 보여줘서 만족했다고 써있다. 이것이 남자들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굳이 연예인이 아니어도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아내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인 역시 항상 아내에게 반듯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쓴다고 하니 이상적인 커플이다. 저자가 말하는 외모는 꼭 타고난 미인을 말하는 게 아니다. 외모의 우열에 상관없이 예뻐지려고 노력하는 사람, 늘 꾸미는 여자를 말하는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은 탈코르셋 시대에 여성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킬 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만날 똑같은 티에 바지만 입거나, 집에서는 런닝에 속옷 차림으로 다니면서 부인은 풀화장을 하고 남편을 기다리고 어디 가면 누구나 우러러 볼 멋진 외모를 유지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나 외모 경쟁력이 떨어지는 여자가 성공한 남자를 만난 경우를 거의 못 본 것도 사실이다. 미적 관점은 다 다르므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남자고 여자고 상대의 외모에 민감한 시대이므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꾸며서 손해볼 것은 없을 것 같다. 저자의 친구처럼 막 연인 사이가 되어서 집에 갔는데 여자가 츄리닝 차림에 구멍난 양말 신고 나오면 누구나 환상이 와장창 깨지지 않을까? 저자는 미적 자극이 남자가 여자에게 접근한 첫번째 이유지만 남자가 진심으로 사랑에 빠지면 여자가 나이든 후에도 스스로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씁쓸해지는 것은 여자도 남자가 추레하게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거지. 왜 여자는 미적자극에 둔감하다고 생각할까. 여기에 성별의 차이는 없다고 단연코 말하고 싶다.


'남자는 이런 동물이다. 남자는 이렇다'라는 설명을 자신있게 하는 책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그러나 섹스를 참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내용을 빼고는 크게 성별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거나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사소한 차이도 존재했다. 누구나 때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안정을 찾고 같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하룻밤 데이트 상대를 찾거나 가벼운 연애를 즐기고 싶은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관계에 진지한 남자를 찾을 수 있는지, 나와 가족을 위해 부양의 책임을 질 헌신적인 사람은 어떤 특징을 미리 보일지 알려주는 책이다. 많은 연애 경험을 쌓은 사람이라면 시시할 테지만 요즘같이 자유 연애 시대에도 좀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채 기준만 한없이 높거나 아니면 자신의 바람과 달리 자꾸 깃털처럼 가벼운 사람만 만나서 실패를 거듭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할 내용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