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큼 위험한 곳이 없다 - 나를 확장시키는 제3의 공간을 찾아라!
김동현 지음 / 북스토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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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떠오르는 책이 있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이다. 두 책 모두 자기 취미나 하고 싶은 일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소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김정운 교수는 이 책에서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고 '슈필라움'이란 독일어를 강조하는데 놀이와 공간을 합친 의미라고 한다. 김동현 저자도 제1공간을 집, 제2공간을 회사라고 한다면 제3공간을 퀘렌시아로 설정하고 있다.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투우사와 싸운 소가 숨을 고르는 공간을 뜻한다고 한다. 피난처, 안식처의 의미로 평화와 회복의 장소로써 어쩌면 집보다 더 중요하고 자주 집에서 나올 것을 권하고 있다. 왜냐하면 집이 편한만큼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쉽고 너무 오래 집에 머물다보면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적어지는 자폐적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이 다소 극단적이지만 '집만큼 위험한 곳이 없다'가 된 것이다.

 

저자는 서울대 졸업후 30년여년의 직장생활을 했는데 30대에 잠시 개인사업을 하다가 망하고 이후 계속 외국계 기업에 다녔다고 한다. 오랜 직장 생활 동안 여러차례 회사를 옮겨봤고 해외지사에서도 12년을 일하는 등 세일즈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 분은 지금 정년퇴직을 한 상태이지만 본인이 정한 제3의 공간, 마을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글을 쓰는 활동을 통해 작가로 변신하고 그 경력을 살려서 출판업계에 재취업도 했다. 정년퇴직 전까지 계속 외국계 기업에서 세일즈를 한 셈이니 지금의 경력은 180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핵심은 이렇다. 일이 잘 안 될 때는 국면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판을 정면돌파만이 아니라 측면돌파도 하고 상대방에게 한걸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서 판을 흔들라고 주문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상황이 내게 유리하게 바뀌기도 하고 운이 따르기도 한다고 일단 행동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공부 많이 한 모범생 타입들은 준비가 완벽하기 전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준비보다 더 중요한 때를 놓치는 우를 범한다. 저자는 삼성이 반도체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일본도 뛰어넘은 쾌거를 이룬 것은 일단 시작해서 빠르게 헤쳐가는 속도전에 능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삼성은 일본이 추구하는 완벽함보다는 목표를 저 멀리 앞에 던져놓고 간극을 메워나가는 전략을 시도한 것이다. 준비를 다 하고 하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준비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고 그 사이 더 중요한 타이밍을 놓쳐서 아예 시작도 하기 전에 주저앉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첫걸음으로 공간에 변화를 줄 것을 주문한다. 익숙한 집에서 판을 바꿀 정도의 생각이 떠오르지도 않을 뿐더러 나태해지기 쉬우니 여행도 가고, 또 집을 떠나 이동에 조금 시간이 걸리는 장소를 하나 마련해서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간과 장소의 전환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고 생각과 사고의 입체화를 통해 발전과 도약을 끌어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제3의 공간을 찾아 자꾸 집을 떠나라는 것이다.

 

이 말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취준생으로 오래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이라면 많이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하지만 계속 있으면 휴식이 아니라 그저 게으름의 공간으로 전락하는 집. 사람들이 때로는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새로운 인연이나 아이디어를 얻는 것을 볼 때, 또 발전없이 괴롭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해서 성공하는 경우를 봐도 익숙함을 버리고 떠나는 용기가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음을 실감한다.

 

다양한 공간의 경험치를 늘리는 것이 인생전환의 키가 될 수 있다니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제3의 공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지금 하는 일이 잘 안되서 국면돌파를 해야 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독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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