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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 열여덟 살 자퇴생의 어른 입문학 (入文學)
제준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8월
평점 :
18살 청년 제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었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청춘이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에세이집이기도 하고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 본인의 생각과 의지를 담은 청춘을 위한 자기계발서라고도 볼 수 있다. 책 표지에는 18세 소년이라는데 사실 소년이라기엔 좀 많은 나이이고 19세부터는 대학을 가는게 보통이므로 내 느낌상 청년으로 해둔다.
제준은 학교를 그만두고 마냥 놀지 않았다. 대안학교를 가서 1년을 다니고 덴마크로 단체 견학도 가고 독서 모임에 참가하고,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니는 등 나름대로 바쁜 10대의 생활을 이어간다. 물론 시간이 많으니 초반에는 게임도 하고 놀기도 실컷 논 것 같다. 고등학교에 계속 다녔다면 누리지 못할 호사이다. 가정형편도 남들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용돈이 150만원이라니.. 용돈이 월급 수준인데 나중에 예상 연봉을 1억 잡고도 부족할 거 같다는 글을 보고 웃고 말았다. 이 청년은 대졸자 사회 초년생이 연봉 1억은커녕 3~4000만원도 겨우 받는다는 걸 알까? 그나마도 매해 몇 프로라도 올라가거나 안 짤리면 다행이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게 사는 이런 사람이 성공하면 좋겠다. 똑같이 학교 나와서, 죽어라 공부해서 인서울 4년제 나오고, 좋은 직장 다니면 좋겠는데 이미 좋은 대학 나와도 들어갈 직장이 얼마 없다. 직장 들어가도 많이들 그만둔다. 아침에 출근하는 화이트칼라도 이제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도 않다.
그래서 더 이 팍팍한 한국사회에서는 제준처럼 꿈을 다양하게 가지면 좋겠다. 작가될 꿈을 꾸고, 예술가가 될 꿈을 꾸고, 돈을 많이 벌어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할 꿈을 꾸고, 그렇게 자기 꿈을 당당하게 실천하는 사람 제준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행복은 찰나의 감정이지만 그 중심에는 역시 '나'란 존재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면 굳이 평범해질 이유가 없다. 자퇴가 큰 일이긴하나 대학도 원하면 그 때가서 가면 그만인 세상이다. 인생을 길게 보면 그보다 큰 일은 차고 넘친다. 실상은 내 궁금증은 자퇴생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이후가 궁금했을 뿐. 나 학교 다닐 때는 퇴학생도 있었다. 다만 그 친구를 어느 날 아주 오랜만에 등교길 교문에서 봤는데 학교에 들어가는 우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을 뿐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본인의 몫이다. 제준은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써서 책을 냈다. 머리로 생각만 하고 전혀 실천하지 않았다면 그저 자퇴생으로 끝났을 것이다. 제준은 자퇴생 그 이후를 쓰고 있다. 남과 다른 길을 가는 청년 작가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