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짝꿍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0
브라이언 콜리어 지음, 이순영 옮김, 모 윌렘스 기획 / 북극곰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환상의 짝꿍은 모 윌렘스의 '코끼리와 꿀꿀이는 책을 좋아해' 시리즈 중 4권째에 해당한다. 처음부터 읽었으면 바로 이해가 갔겠지만 나는 이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을 제일 먼저 보게 되었으니 모 윌렘스가 누구인지 잠깐 찾아보았다. 아, 모 윌렘스도 무척 유명한 동화책 작가로 칼데콧 아너상과 에미상을 여러번 수상했다고 한다. 이 사람이 기획자가 되어서 다른 동화책 작가들과 책을 낸 것이 이 '코끼리와 꿀꿀이는 책을 좋아해' 시리즈였다. 북인북 형태로 책장을 열면 화자로 코끼리와 꿀꿀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둘이서 '환상의 짝꿍' 책을 펼치고 독자와 함께 책을 읽는 식이다. 어린이책인데 액자식 구성이라니 신선하다! 물론 코끼리와 꿀꿀이는 모 윌렘스 작가의 대표 캐릭터이다.

 

 

'환상의 짝꿍'은 신발을 고르는 내용이다. 신발을 의인화해서 서로 자기를 신어달라고 난리다. 주인공 어린이로 흑인이 등장하는 것도 새롭다. 배경이나 컬러링 색감도 다소 어두운 편인데 이런 색감의 동화책은 흔치 않다. 아이가 4살만 되어도 자의식이 생겨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이 뚜렷해진다. 우리 조카도 만4살인데 유치원 갈 때마다 자기가 신고 싶은 신발을 고른다고 한다. 주인공 여자 어린이도 심혈을 기울여 오늘의 신발을 고르고 있다. 바로 아빠와 데이트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짝짝이 신발을 골라서 신고 나가네? 갑자기 이 여자아이의 남겨진 신발들은 난리가 난다. 주인이 짝짝인 줄도 모르고 신고 가는 줄 알고 말리려고 총출동이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오른쪽 하나, 왼쪽 하나 골랐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신발 입장에서는 짝꿍이 아닌 걸 집었으니 용납할 수 없나보다. 빨리 막아야 한다고 난리법썩이다. 이 동화책의 클라이막스다. 신발의 생각은 일반적인 상식을 대변한다. 짝이 있는 물건은 맞춰서 입거나 신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어린이의 생각은 다르다. 아이는 알면서도 일부러 짝짝이로 신고 나간 것 뿐이다. 그 이유는? 이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비밀로 남겨둔다. 남들을 따라가는 것, 상식적인 것은 편하지만 자라나는 아이의 창의력을 꺾을 수도 있다. 이 동화책은 꼭 남을 따라할 필요가 없이 자기의 논리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물론 딸과 아빠의 사랑스러운 하루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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