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잡담에 적당히 참여하는 방법 - 과학의 눈으로 본 내향인의 이중생활
젠 그렌맨 지음, 노혜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내향인으로 지칭되는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내향인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그들이 외향인으로 일컬어지는 활달하고 사교성 많은 그룹과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또 어떻게 해야 방구석에서 세월 다 보내지 않고 원하는 것을 이루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지 각종 통계와 분석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나 스스로가 어릴 때부터 무척 내성적인 아이였기 때문에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내향인 기준을 다 납득한 것은 아니고 대략 70% 정도 동의한다. 저자가 스스로도 말했듯이 모든 내향인이 다 같은 것이 아니고 어느 특성은 외향인과 겹치고 내향인 중에서도 부류가 다양하므로 사람을 딱 너는 내향인, 너는 외향인으로 가르긴 어렵다는 것이다. 전 인구의 30~50%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향인에 대해 사회적으로는 늘 부정적인 평가가 있어왔다. 말이 없고, 소극적이며, 나서지 않는 모습이 회사나 학교가 바라는 인재상은 아니지 않은가? 대개 이력서에 어필할 수 있는 인재상은 역사적으로 적극적, 사교적 인간에 국한되어 왔다. 조직생활 부적응자나 왕따의 이미지가 책에서 말하는 내향인의 이미지와 딱 겹치는 것 같은 느낌은 아마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저는 술을 못 마시고, 단체 생활을 좋아하지 않으며, 영업이 맞지 않고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솔직히 쓴다면 내 생각에 그 사람 스펙이 아무리 훌륭해도 우리나라 구직시장에서 선택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내향인에게도 많은 외향인과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장점이 있으니 그 장점을 더 강화하라고 주문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내향인은 원래 집에 있길 좋아하고 비사교적이니 그냥 생긴다고 살라고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향인의 특성을 뼛속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많은 외향적인 사람이 단점으로 보는 내향인만의 특성을 굳이 없앨 필요가 없지만 안전지대를 벗어나려는 노력은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내향인은 히키코모리와 다르며 소수의 사람을 깊이 사귀고 집을 더 편안해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산속이나 집에서 혼자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향인 중에도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 있고 자기의 목표를 위해서는 연습을 통해 대중연설이나 영업조차 남들만큼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저자의 그 발전적인 마인드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내향인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해 억지로 양보하고, 싸움을 회피하려는 성향 때문에 거칠고 막되어먹은 사람들의 먹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좀 더 단호하게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도 훈련을 하면 할수록 나아진다고 격려도 하고 있다. 억지로 외향인이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억지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감추고 매번 손해만 보고 살 필요도 없다. 오랫동안 내향인으로 살면서 다양한 사례를 연구했기에 '내향인으로 현명하게 살아가기'가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내향인들이 한번쯤 겪을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기에 재미도 있고 삶의 가이드도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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