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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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라고 하면 흔히 집안일의 일부, 혹은 생활을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희숙 저자의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은 정리를 삶의 철학이자 자기 회복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정리가 단순한 공간 관리가 아니라 삶 전반을 바꾸는 힘임을 보여준다.

물건을 찾는 시간이 줄어 시간과 돈을 절약하게 되고,
어수선했던 환경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평온해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공간의 여유는 관계의 소통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버릴 것과 간직할 것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고 난 뒤, 내 방 책장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오랫동안 쌓아온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고, 더 이상 새로운 책을 둘 공간조차 없었다.
‘언젠가 읽겠다’는 마음으로 모아둔 책들이 사실은 나의 불안과 집착을 드러내는 증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덜어내자고. 이번에는 정말로.

두번은 읽지 않을 책, 다시 손이 가지 않을 책들을 정리해내자, 책장의 숨통이 트였다.

그렇게 비워낸 자리에 옷을 차곡차곡 접어 넣었다. 책과 옷이 나란히 놓인 책장은 단순한 수납공간이 아니라, 내가 새롭게 선택한 삶의 균형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이후로 책을 살 때도 태도가 달라졌다.
충동적으로 사서 쌓아두기보다는, 정말 필요하고 내 삶에 의미 있는 책만 들이게 되었다.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 이렇게 사라지...)
자연스레 사는 권수도 줄었고, 대신 한 권 한 권을 깊이 음미하게 되었다.
정리를 통해 물건에 대한 태도뿐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까지 바뀐 것이다. 더불어 통장잔고도 조금.

책 속의 인물처럼, 나 역시 때로는 가족과 일, 관계 속에서 내 자리를 잃어버린 듯한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정리를 통해 물건이 제자리를 찾듯, 나 또한 나만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음을 배웠다.

정리는 단순한 정돈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다시 선언하는 과정이었다.

정리는 삶의 종착역이자 출발점이다. 버릴 것을 버리고, 간직할 것을 간직하며, 진정으로 남길 것을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결국 나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 과정 끝에 만날 '나'는 의외로 괜찮을지 모른다.

녹색표지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책. 저자의 영상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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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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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영원을향하여 #안톤허 #정보라 #반타 #소설추천

이 노래가 떠올랐다.
넥스트 <The Ocean : 불멸에 관하여>.
불멸을 꿈꾸는 자를 경계하며 자신은 사라질 때가 되면 기꺼이 사라지겠다는 철학적인 가사와 긴 러닝타임, 파도치는 소리와 웅장한 멜로디.
필멸자인 인간이기에 상상해볼 수 있는 이야기.

저자의 이름이 익숙하다. 안톤 허.
<하지 말라고는 안했잖아요>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통해서 알았나보다. 번역가의 고충을 토로했었던 그가 이번에는 소설을 썼다.
익숙한 이름이 또 보인다. 정보라. 읭? <저주토끼>를 쓴 유명한 소설가 아니던가?
잘못 본 줄 알았는데. 맞다.
번역가가 영어로 쓴 소설을 소설가가 한글로 번역했다.
신박하다.

흥미가 돋는다는 말이지.
기억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된 남자. 그는 '한용훈'이라 불린다.
깨어난 후 그는 쓰러진 경위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한다.
조사자로부터 어떤 이름을 듣자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분명 겪은 적이 없을텐데 기억이 난다.
마치 다른 인격이 들어있는 것처럼.

독자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억저장장치. 이식. 육체. 전이. 한번쯤 상상해봤던 일들. 그런데 그 불멸이란 건 가능한 것일까?
기억이 이식된 육체의 주인은 누구인걸까?
인간을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건 뭘까를 묻게 되는 것은 결국 인간에게는 불멸이 불허되기 때문이 아닐까?
물어본다. 묻는다.

<영원을 향하여>

<불멸에 관하여>
꿈을 꾸는가
너를 모두 불태울 힘든 꿈을
기나긴 고독 속에서
홀로 영원하기를 바라는가
사라져 가야 한다면
사라질 뿐
두려움 없이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천선란 #박상영 #저주토끼 #대도시의사랑법 #소설추천 #SF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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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글쓰기
신나리 지음 / 느린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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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를 언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괜찮은 글을 쓰고 싶은 당신. 쓰는 사람이 되고픈 당신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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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글쓰기
신나리 지음 / 느린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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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글쓰기 #신나리 #느린서재 #글쓰기 #에세이

두 종류로 구분한다.
밑줄 그은 책과 긋지 않은 책.
그중 소장용은 어떤 책일까?

당연히 '전자'.
다시 읽을 생각으로 밑줄을 긋는다.
자를 대고 긋는 것은 일종의 의식.

이 책에도 많은 밑줄을 그었다.
피드 올리기 전에 밑줄 그은 부분만 따로 읽었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아픈 부분이, 찔린 부분이 많았다는 말이다.
가끔 글을 쓰고는 다시 읽어보면, 대책없이 연민에 빠져있다가 상황이 나아진 것도 없음에도 안도하는 쪽으로 끝을 맺곤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무슨 말을 하고파서 글까지 썼을까.
자괴감이 든다.
이 책에서 언급된 '나불쌍해' 병을 앓고 있다.

팔리는 글을 쓰고 싶다.
누가 쓴 글이 좋다고 하면 흉내내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내것이 아니면 그것조차 쉽지 않더라.
뭔가를 붙들고 써보려고 하는데 치부를 보이고 싶지 않다, 좋은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지운 글이 부지기수.
욕은 먹고 싶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가 언급한 작가들과 그들이 쓴 글에서 답을 찾는다.

아니 에르노.
그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걱정이 되었다. 정작 그는 계속해서 글을 쓴다. 걱정은 독자의 몫. 정작 저자는 거리를 둔다. 자신에게서, 자신이 쓴 글로부터.

한나 아렌트와 메리 메카시.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언급한 연대의 의미는 내가 알던 그것이 아니었다.
근데 그게 맞는것 같네.

한때 '비판적 글쓰기'에 관심을 두었다.
모두까기인형이 되고 싶었을까.
그런데 비판이 그 비판이 아니었네.
모욕과 구별은 해야지.

나를 알려면 주어진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쓰는 글 또한 달라진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나라는 사람의 단면을 맞춰가는 기분은 나혼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 같다.

다시 서문을 읽는다.
저자가 네번째 책을 쓸 수밖에 없던 이유.
읽으면 빠질 수밖에 없는 글들.

신변잡기에서 벗어난 제대로 된 글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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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는 항상 상훈이 형이 있다 - 영화가 인생을 삼켜버린 한 남자 이야기
한상훈 지음 / 불란서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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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드라마 <나의 아저씨> 삼형제 중 막내 캐릭터를 떠올렸었다. 읽고나서 저자가 가벼운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에 먼저 당황했고, 그가 쓰는 글들이 귀하게 여겨져서 2차로 당황했다. 나도 우연을 가장해 귀인(나에게는 저자. 저자에게는 홍상수 감독)을 만나서 ‘나를 아느냐‘고 묻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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