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도 좋다, SF 영화 - 이 우주를 좋아하게 될 거예요 한줄도좋다 3
유재영 지음 / 테오리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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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도 좋다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SF영화 서른 편에 등장하는 한 줄의 대사로 시작하는 이 책은 완결성을 갖춘 에세이입니다.

무작정 영화 대사 한 줄, 한 문장을 늘어놓은 책이 아니라 서른편의 영화에 대한 짧은 글 모음이라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본 적이 있는 영화를 만나면, 아! 이 대사 기억난다. 혹은 아, 나도 이 영화 봤었는데, 이런 대사가 있었던가?

의 반응이 나올 것이고,

본 적이 없는 영화를 만나면, 이 영화 조만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듯.

이동진 작가의 책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를 아주아주 임팩트 있게 축약한 정도라고 하면 혹시 이 책의 유재영 작가님에게 누가 될까? ㅎ

암튼 영화든 책이든 개봉, 출판 이후에는 저자의 손을 떠난 것이니, 독자인 나는 이 책을 공감하며 혹은 아, 그랬었어 하면서 읽어나간다.

이 책의 미덕은 단연 분량이다. 한 줄 읽고 영화 전체에 대한 작가님의 감상을 읽다보면 금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다.

서른 편 중에서 가장 끌렸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 이 영화, 이 대사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제발,

이 기억만은 남겨주세요."

미셸 공드리 <이터널 션샤인>

과연 클레멘타인은 조엘을 지우고,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지우고 고통 없는 세상에서 각자도생하게 되었을까요?

결국, 둘은 다시 만납니다. 서로를 지우려는 노력이 잠들었던 사랑을 깨웠고, 옛 연인을 한곳으로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사랑이 과학으로 해명되지 않는 이유지요. 그곳에 사랑이 있을지, 다시 고통이 깃들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로지 그들이 믿는 건, 사랑하는 순간입니다. 순간은 기억하는 자에게 언제나 진실한 법이니까요. 59, 60쪽 중에서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여운이 남는다. 그래서 뭔가 덧붙이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내가 덧붙여보자면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은 지금 함께 있거나 헤어졌던 이들을 떠올리며 주인공들이 같은 이유로 싸우고 서로 상처입는다 해도 그럼에도 기억을 다시 삭제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지만 남겨진 추억으로 남은 인생을 살 수 있을만큼 행복했던 기억은 그 힘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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