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교회길
전정희 지음, 곽경근 사진 / 홍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쁜 곳에 앉아 예쁜 책을 읽는다.
책방지기는 죽독을 늦게 시작한 나를 향해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지만, 책은 술술 읽힌다.
약 300쪽이 넘지만 고운 사진들이 많고,
활자가 크며, 문장 참 곱다.
때론 시 같고, 때론 종알종알 동요같고,
때론 두런두런 옛 이야기 이고...

옛 이야기 담겨 있는 교회길 따라 가다보면
한국의 근현대사를 만난다.
3.1 운동도 만나고 신미양요도 만난다.
부림 사건도 만나고 제주 4.3항쟁도 만난다.
일제강점기와 6.25를 관통하는 한국근대사와
경제발전의 기치 아래 내달리던 현대사를 만난다.
또 그 길에는 문학도 만나고 영화도 만난다.
「상록수」를 만나고, 「추풍령」을 만나고, 「한귀」를 만난다.
<변호인>도 만나고, 「겨울골짜기」를 만나고, 「몽실언니」를 만난다.
그렇게 권정생을 만나고, 우리 할아버지를 만난다.
할아버지가 다니셨던 오덕교회, 그리고 그 모교회인 오량교회를 보고 반가움이 왈칵 쏟아진다.

찬찬히 다시 보며 부모님을 모시고 매달 한 군데씩 가면 좋겠다. 한 편 읽고 가는 길에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교회와 함께 소개된 맛집을 따라가며, 슬픔과 아픔을 간직하였기에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품은 교회길을 3대가 함께 걷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