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묵상투데이
대한기독교서회 편집부 엮음 / 겨자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우리는 매일 하루를 살아간다. 오늘 하루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오늘이라는 하루를 과거에 매어 사는지, 미래만 보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에 크게 흥행했던 영화 《아저씨》에서 배우 원빈의 “너희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나는 오늘만 산다.”라는 대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꽤 철학적으로 들린 이 대사, 처음에는 의미를 잘 몰랐지만, 차츰 곱씹을수록 그 안에 욕망에 대한 비판이 들어있다고 느꼈다. 내일의 소망을 가지고 사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나, 나의 내일의 소망이 욕망으로 전환되면, 그 욕망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착취의 근원이 된다. 때때로 과거의 영광 속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과거의 자신이 최고인 시절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속에 살면서, 과거의 영광으로 돌아가고픈 욕망이 내재되어 있고, 과거의 후회를 담고 있다면, 그것을 돌이키고 싶은 욕망에 살아가는 것이다.
묵상은 그 욕망을 버리는 작업이다. 과거는 내 힘으로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 그저 오늘을 과거와 같은 식으로 살지 않을 권리만 있다. 또한 미래도 내 힘으로 절대 바꿀 수 없다. 그저 오늘의 하루가 쌓여서 내일이 되는 것이기에 오늘이란 한 걸음을 잘 걸으면 된다. 그저 우리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산다.
『묵상 TODAY』는 담백한 오늘을 담아낸다. 욕망에 찌는 삶을 담아내지 않는다. 흔히들 교회 내에 간증이라고 하면, 성공신화를 생각하게 된다. ‘예수를 믿었더니 이런저런 성공을 하더라’식의 간증과 간증집들이 넘쳐나고, 묵상집들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꽤 삽입되어 있는 것들을 본다. 우리가 진정으로 보고 듣고 해야 하는 이야기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이야기들이다. 다니엘의 세 친구들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신앙고백이 담긴 이야기들이 많이 양산되어야만 한다. 이 책이 바로 그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담아낸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나와 같은 갈등상황에서 말씀에 순종하고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담겨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 삶을 선택하는 이들의 애환이 녹아 있다. 미래를 잘 살게 하는 투자로 이해되는 묵상, 또는 과거를 돌이키는 묵상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기에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는 묵상이 가능하다. 더더욱 위로가 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세계인이 나와 동일한 고민 속에서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마음을 받는 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씀의 깊이 있는 해석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말씀이 제시되고 말씀에 따르는 깊이 있는 삶이 나눠지지만, 말씀을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기재나 해설은 없다. 하지만 삶의 나눔과, 기도제목의 나눔, 한 줄 묵상 나눔이 어마무시한(?) 깊이로 다가오기에 하루를 사는 나에게 충분한 양식이다. 해설이 없으면 어떠랴! 그 해설에 관한 것은 다양한 재료들이 있는데, 허나 삶은 어디서도 듣기 쉽지 않다. 일용한 양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