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김해찬 지음 / 시드앤피드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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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저        자 : 김해찬
출   판 사 : 시드앤피드
독서기간 : 18.09.02

 

사실 제목을 봤을땐 딱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내가 해왔던 그 모든 사랑들을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어린내용이 아니였다
글재주가 없다보니 뭐라 써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의 작은부분이 아닌 커다란 모든부분을 이야기했다. 약간 특별한 책이다보니 독후감을 잘 남길 수 있을지 걱정했다. 그리고 독서를 시작하는 동시에 독서록은 생각도 안하고 그 시간에 몰두했다.
책은 사랑이란 큰주제를 잘게 잘게 잘라서 이야기한다. 이별.만남.회상.새로운시작 등등... 정말 짧고 간단 명료하게 적어놨지만 막상 읽으면 가슴이 먹먹하기도하고 시원하기도하고 안탑깝기도하다

 

다시우리는 우리만의 세상으로 회귀한다. 뜨겁고 포근한 살을 비비며, 인류의 역사만큼 아득히 긴 시간이라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으로. P3

 

찬찬히 글을 읽다보면 약간 평온해 진다. 마치 대사 하나 없는 영화를 읽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장면 하나하나를 상상하며 내리쬐는 햇빛과  TV 잡음까지도 상상하면서 읽다보면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힐링이란걸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길게 가진 않는다 챕터의 내용이 생각보다 너무 짧고 은은하게 지나가기때문이다.
챕터가 엄청나게 많다. 챕터 하나하나 새로운 이야기들과 생각이 쓰여져 있었다 읽다보면 이어지는 부분도 있겠지 하며 읽어 갔는데 일반 에세이처럼 한 챕터에 길게 글을 늘어뜨리며 격하게 혼을 내는 그런 내용은 많이 없다. 아주 약하고 은은하게 어딘가를 때리고 간다. 그럴때 나는 연필을 들어서 슥슥 줄을 긋고, 페이지 귀퉁이를 세모나게 접어놨다.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는 때란 건조하거나 낭만적이지 않은게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일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 (중략) ... 문득 떠올랐다. 혼자 추위를 견디거나, 첫눈을 기다리는것, 그리워했던 순간을 그리워 하는것. 그 전부가 모두 낭만이라는걸. P37

 

굉장히 많은 글들이 사랑에 대해 토로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말, 다른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의 말들 작가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던 가벼운 사랑 같은 것들을 읽으며 나는 작가와 대립했다. 이런사랑이 있다면 저런 사랑도 있는 법 부정할만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내 생각과도 굉장히 맞는 것들이 많았다 아마도 사랑을 대할때의 매너?같은건 누구나 동일시 생각 하고 있어서인가보다.

 

결국 상대가 본래의 모습을 숨기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연기하기를 바라는것, 그게 바로 기대다. 상대방을 받아들이기보다 상대가 나를 위해 변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P47

 

당연하지 하면서 슬슬 읽다가 철학적으로 내 안의 무언가를 탁 치고 가는 챕터들을 만날때가 두루 있다. 이럴땐 잠깐 책을 스르륵 읽는것을 멈추고 다시한번더 집중해서 한 단어 한단어 다시 읽어 본다. 내가 뭘 읽어버린거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에는 무언가 꼭 기억해둬야 할것 같은 그런 말들 이기때문이다.

참 사랑이라는게 오직 연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내가 얼마전에 격었던 상황들을 다 대입하면서 책을 읽어가고 있는것 보면 말이다. 부모님, 형제, 자매, 친구 ... 나는 모두에게 사랑을 느낀다. 약간의 차이를 두고 말이다. 그 약간의 차이때문인건지 각각의 상황에서 나에게 다른 사랑을 보답받고 싶어했었기때문에 부딛히고, 멀어지고 그랬던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나는 그런일이 있기전에 이책을 읽었다면 당사자들에게 잘 이야기 할수 있었을까하며 많은 아쉬움이 지나갔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책을 먼저 만났어도 현명하게 대처하진 못했을거다 왜 나를 이해 하지 못하냐며 악지르고 미워하고 헤어졌을거다. 그져 지금은 그때일을 회상하며, 책이 말하는 이야기를 읽어가며 회고할뿐이다.

 

네 곁에서 너무 오래 머무른 탓일까. 이 끈을 완전히 놓는게 두렵다. 오래전부터 도망치고 싶었지만 네가 없는 내가 두렵다. 사랑이 많이 바래졌어도 여전히 널 필요로 한다. 필요한 것과 사랑하는 것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P.53

 

 

너무 좋은 말이여서 사진으로 찍어서 남긴 챕터가 있다면 반대로 마음 아파서 적고 싶지 않은 챕터도 있었다. '이별관'에 대한 챕터였는데 작가는 이런 사랑을 할것이다며, 자신의 아팠던 사랑에 대해 써져 있었다 나도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며 이런 사랑을해야지라며 하는게 맞는데 나는 작가와 헤어진 그 사람이 되어 글을 읽어 버렸다. 가슴이 너무 아팟다. '이별관'에서 멀어지려는 사랑을 하려는 작가의 말은 사랑하는 관계에 있어서 너무도 당연한 말이였지만 나에게는 스스로가 정해놓은 약관같은게 있었기에 이별의 시점을 생각안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쪽은 뚜렷한 이별관이 있는데 다른 한쪽은 입구도 출고도 없는 만남을 이어가고 있을 때엔 문제가 된다. 그사람에겐 어떠한 다름도, 잘못도 그저 나아갈때 거쳐야 하는 과정이 되지만 다른 한쪽에게 그것은 여정을 멈춰야 할 이정표가 되기에,(중략) 서로 다른 둘이 만났을때 상처 받는 쪽은 뻔하다] 어쩜 이렇게 마음 아픈 단어를 딱 찝어서 글로 역은것일까...
아마도 '이별관'이라는 틀을 정한건 나의 두려움때문일것이다. 사랑의 결실에 대한 관문들 하나하나가 너무도 무서운 미래이기때문에 그 미래가 순탄하기를 바라기때문에 내 스스로 만들어놓은 '이별관' 상대방에게 너무도 미안한 나의 비밀이다.

 

하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겁쟁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넘치는 자신감으로 무장했던 이였거나, 그자신감으로 어떠한 사랑이라도 쟁취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이들이었다. P.67

 

 

참으로 웃긴책이 아닐수 없다. 챕터 하나하나를 어찌 이렇게 잘 역었는지, '이별관'으로 나를 하염없이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가 갑자기 분위기를 확 바꿔버리는 챕터를 한두개씩 꺼내준다. 마치 다 알고 있으니 용기내라는 듯이 ...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챕터들이 앞서 등장하면서 반성한 일만 남았나 싶으면 또 엄청 공감되는 챕터가 등장해 맘을 들뜨게 만든다

맞아 맞아 이게 맞지, 와 이거는 내가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하면서 술술 읽은 챕터가 많았다.

 

우리 모두는 인연을 이어가는 법만 배우는데, 떠나야할 때 기꺼이 떠나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P74

선택할 수 없는 사랑은 늘 끝나는 때가 명확했다. 나는 그 죽어가는 아름다움마저 사랑했다. 탄산이 괴로워도 낭만적이기에 마실 수 있던 어떤 맥주처럼. 이별을 말하는 순간에도 사랑했던 순간을 더 가슴에 품을 수 있었던 것처럼. P79

참.. 할말 많게 만드는 책인것 같다고 느꼇다. 독후감은 여기서 끝내야 겠다 ... 하면 아주 재밋고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수도 없이 쏟아 진다. 사랑이란 학문이 원래 그런건가보다. 할말 많은 그런 주제
사랑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이별에대해 나오기 마련이다. 꽃밭이 있다면 가시밭길도 있기 마련이다 사랑을 하면 이별도 배워야 한다.

 

진짜 사랑은 더욱 더 나다워지는 것에 가깝다 그사람과 함께 하는 순간의 내모습에 더 만족하게 되는 것. 그사람과 있으면 나다워지는 내가 참 좋아 그 사람의 옆에 머무르고 싶은 것이다. P83

 

연애를 시작했다. 그사람은 나에게 다 맞춰 준다 내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따라가주고, 먹고 싶은게 있으면 같이 먹는다 나는 이게 정말 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언가 하나를 잊고 있었다. 그 사람도 나처럼 편하고 만족스러울까 혹시 나에게만 맞춰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지금은 너무도 편하고 연애하면 즐겁다. 이게 사랑때문인지 그사람이 나를 맞춰줘서 인지는 아직까지모르겠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계속 이런 연애를 하지 않았을까한다. 나와 만나는 사람이 나로인해 좋게 변한다는 그런 연애소설 같은 생각은 한적은 없지만,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수도 없이 했다 그 사람이 스스로를 만족해했으면 하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던것 같다 ... 사람은 커가면서 성숙한 생각을 할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안되면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깨우치는거다. 나는 내 사랑이 본인에게 만족하는 그런 사랑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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