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극초반, 명주는 어머니의 시신을 은폐한다. 다소 충격적인 이 장면은 이유를 알고 난 뒤에도,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돌봄 노동’은 단지 사랑이나 책임감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지치고 외로운 일상의 반복이다. 육체적인 피로는 물론이고, 돌봄을 전담하게 된 이들이 겪는 사회적 고립감과 경제적 부담은 겉으로 드러나기 어렵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그런 돌봄의 그늘을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야 했던 이들의 침묵과 고통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이 책을 읽으며 돌봄의 무게, 그리고 그 안에서도 희미하게 피어나는 희망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종종 외면받는 ‘돌봄 노동’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더 많은 관심과 공감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돌봄과 가족, 생존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