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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서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즘 AI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불과 2, 3년만에 이제는 AI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AI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림, 노래, 영화까지 AI가 못하는 것이 없을 것 만큼 세상은 또 빠르게 변해간다.
그런 AI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것이 나타났으니 바로 양자컴퓨터이다.
양자라, 양자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을 때가 지금부터 15년 이상은 된 것 같다.
그때는 세상에서 처음 듣던 신기한 얘기라 그 순간 양자에 푹 빠졌었지만, 결국에는
뭐 하나 건진 것 없이, 이해한 것 하나 없이 허무하게 손을 떼었던 기억이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양자의 얘기는 이랬다. 기억이 맞다면.
기다랗게 생긴 네모난 구멍 2개에 구슬을 쏘았다. 당연히 구술은 딱딱한 물체이기에 구멍을 통과한 2개의 구역에 구슬 자국이 있어야 했는데, 구슬 자국이 여러 군데에 생겼다.
구술이 입자의 성질이 아닌 물처럼 파동의 성질을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관찰을 할때마다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원래는 입자였는데 누군가 관찰을 하자 파동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원래는 사과인데, 누군가 관찰을 하면 딸기로 바뀐다는 것이다. 신기한 마법같은 얘기다.
양자를 이해하는 척하면 뭐 좀 있어보였겠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니야 하면서 미련없이 던져버렸다. 그렇게 양자는 내 관심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얼마전 양자 컴퓨터가 나왔다는 뉴스를 보았다. 양자 컴퓨터? 내가 알던 그 양자?
양자면 양자지 컴퓨터는 또 뭔데? 뭘 만들었다는 건데? 입자, 파동, 관찰?
갑자기 십여년전의 기억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무슨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양자 컴퓨터는 무슨 샹드리에 같이 생겨서는 구리선 같은 것들이 잔뜩 연결된 장비처럼 보였다.
아마 컴퓨터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그 모습, 그 느낌이지 않았을까?
그런 괴상한 기계가 기존의 슈퍼 컴퓨터보다 더 빠르게 병렬로 연산할 수 있단다. 일반 컴퓨터는 0, 1 중에 하나로만 연산을 하는데, 양자 컴퓨터는 0, 1을 동시에 계산을 할 수 있단다.
아! 이건 또 뭔가. 동시에 뭘 계산하는 건데?
양자, 도대체 너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거니? 그러던 중 퀀텀의 시대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 컴퓨터의 미래와 현재라는 소제목에 눈이 끌렸다.
양자물리의 내용을 깊게, 양자 기술의 현 상황을 넓게 다룬 멋진 책이라는 서평이 마음에 들었다.
결론적으로 양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양자를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내 수준이 아직도 양자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뭐 대놓고 무식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예전에 양자보다 책을 읽고 난 이후의 양자는 느낌이 달랐다.
역시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기에, 십수년전보다 양자에 대해 더 새롭고, 더 이해를 돕는 내용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양자의 '중첩, 붕괴, 얽힘'이라는 내용을 읽었던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내가 그때 이해못했던 것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뭔가 머리에서 전구가 반짝이는 것처럼 흥분되었기 때문이다.
중첩은 양자가 동전의 양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붕괴는 관찰자가 개입하는 순간 양면 중 하나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얽힘이란 이러한 확률적 중첩, 붕괴가 얽힘이라는 것을 통해 나중에 결과에 영향을 미치다는 것이다.
마치 전생의 업이 겹치고 겹쳐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 스친다.
인생도 양자인가?
과학자들은 이런 양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험해서 결과를 얻어내려는 것일까?
그들의 머리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 있을까? 평범한 나같은 사람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는 것인가?
그런데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양자의 이러한 가설을 믿으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인류 문명에서 과학의 발전은 다수의 긍정이 아닌 소수의 부정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을 바탕으로 인류는 계속 양자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기술을 탄생시키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는 양자의 이론 뿐만 아니라 양자가 쓰이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소개를 한다.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으며,
1부는 문명의 첫 번째, 즉 과거의 과학 이론, 현대 물리에 대한 과학자와 그들의 업적을 소개를 한다.
고전 물리인 뉴턱의 중력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까지. 세계적인 물리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의 얘기들, 그들간의 사소한 경쟁에 대한 얘기들까지 과학자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는 이 책을 읽게 하는 재미 중에 하나이다.
2부에서는 양자를 통한 미래의 모습이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순간 이동이다. 양자가 원래 2개의 모습을 가졌기에 관찰을 하면 다른 하나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인데, 스타트랙 영화의 장면을 실제 현실에서 볼 수 있을까?
3부는 양자 기술의 현재에 대해 현재 어느 수준까지 각국의 수준이 올라왔는지 그 치열한 경쟁의 서막을 느낄 수 있다.
양자 센서, 양자 통신, 양자 컴퓨터...
인류가 만든 기술이나 도구들은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조금의 오차를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오차를 숫자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만큼 작게 만드는 기술이 양자에 있다고 한다. 누군가 제대로 양자를 개발한다면 대박이 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각국에서는 이미 십년전부터 양자에 대한 투자와 함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조금 늦었지만 최근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고, 로드맵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제 우리는 AI, 양자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는 상상하는 것이 힘이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런 상상은 인간만이 할 수 있으니 아직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 믿는다.
이제 퀀텀의 시대는 상상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