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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 살인
혼다 데쓰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8월
평점 :
▶️2016년에 출간된 <짐승의 성>의 개정판!
👉 혼다 데쓰야 저자의 <세뇌 살인>은 1996년~1998년 '기타큐슈 일가족 감금살인사건' 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 맨션에서 일곱 명이 살해되고 해체된 엽기 범죄를 그린 범죄소설이다.
👉이 작품은 혼다 데쓰야 저자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로 알려진 작품으로, 작가의 특징을 그야말로 극대화한 작품이다.
👉가스라이팅. 세뇌. 정말로 무서운 단어이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저 사람을 죽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 사람들이 내 가족들이라면,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내 가족들의 목을 조르고 잔인하게 시신을 유기할 수 있을까? 심지어 그렇게 할만한 이유나 원한도 없다. 심지어 가정폭력도 없다. 이래서 가스라이팅. 세뇌가 무서운 것이다. 예전에 뉴스에서 어떤 사람이 사이비종교에 빠져서 자신의 부모나 자식을 학대하는데에 가담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방치하는 사건들이 종종 접한다.
👉2002년 3월후쿠오카 현 기타큐슈에서 드러난 일가족 감금살인사건을 재구성한 이 작품은 인간이 어디까지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 있는지, 인간이 얼마나 짐승보다 잔인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게 보여준 작품이다.
👉기타큐슈 일가족 감금살인사건은 마쓰나가 후토시라는 남자의 끊임없는 조종과 세뇌에 시달리던 일가족 7명이 서로를 학대하고 죽인 후 시신을 해체한 존속살인 사건이다. 마쓰나가 후토시가 사람들을 세뇌하고 조종하고 살인을 하는 방식은 의외로 간단했다. 약점 잡기, 학대하기, 각종 각서와 차용증 쓰게 하기, 생활을 제한해서 외부와 연결을 차단하기, 가족 간에 의심 부추기기, 가족의 희생을 악용하기, 짐승과 같은 생활로 스스로 인간임을 포기하게 만들기, 마치 사이비종교가 신도들을 통제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이었다. 이렇게 해서 마쓰나가 후토시가 취한 것은 자신의 욕구 충족과 돈이었다. 일본 정부는 너무나도 엽기적인 이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해 보도 제한 조치를 내렸는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퍼져나갔다.
👉저자는 기타큐슈 일가족 감금살인사건을 접하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려낸다고 생각하고 각종 문헌과 수사 기록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째서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소설화하기로 했느냐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운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게 달콤하지 않으니까. 작가라면 실재하는 공포에, 끔찍한 현실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각오를 해야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잔혹한 사건을 보면,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은 한다. 인간이기에 그럴 수도 있는 것인가? 스탠퍼드 감옥 실험이나 밀그램 실험과 같이 폐쇄된 공간에서 권위적인 사람의 말에 복종하는 실험은 의외로 많다. 또한 복정의 행위가 다른 사람을 학대하고 전기충격을 가할 정도로 수위가 높다. 심지어 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이기에 더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실험과 같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할 수 있는지, 인간이 어디까지 나약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메스를 들이대는 듯한 날카로운 심리묘사와 정신이 쇠약해질 정도의 범죄 묘사, 경찰 조직과 수사 과정에 대한 구체적 서술이 잘 어울러진 이 작품은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당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책장을 쉴 새 없이 넘기게 되는 작품이다.
👉유일하게 살아 있는 용의자 요시코의 진술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디테일하다. 유일한 생존자인 마야와 유키에의 진술을 따라가면서 읽다보면, 더욱 헤어나올수 없을 정도로 가독성 뿐만 아니라, 이 소설 진짜 미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다. 결말에 이를수록 사건은 생존자와 프로파일러의 심리 게임으로 전환되는데, 세뇌를 한 인간의 심리뿐만 아니라 세뇌를 당한 인간의 심리까지 놓치지 않고 현실과 다른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여 현실인것처럼 느껴진 작품이다.
👉저자의 압도적인 필력으로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는 이 작품은 오랜시간 동안 인간의 어둠과 광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또한 현실적인 현실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다시 나오지 않을 만큼 무섭지만 좋은 추리소설을 읽은 기분이었다.
👉소설 속 요시오처럼 비슷한 사람은 내 주변에도 , 아니면 우리가 걸어다니면서 보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도 있을 수도 있다.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는 사람, 독점욕과 질투가 상상 이상으로 정도가 심한 사람,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사람 등등. 우리는 과연 인간의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이 작품의 구판인 제목이 <짐승의 성> 처럼,어쪄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짐승의 성이 아닐까 싶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본 도서는 책읽는쥬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북로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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