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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
김지훈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을 받아 들었을 때 나는 작가의 친필 인사가 쓰여진 책과 함께 저자의 시가 쓰여진 책갈피까지 받아 보고 작가의 세심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시집의 제목을 보고는 아버지에 관한 시집이 주요 내용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책장을 한장, 두장 넘기다 보니 아버지에 대한 시 뿐만 아니라 가족, 사랑, 일, 친구, 인간관계 등 다양한 내용의 주제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 저자의 배경과 의도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기교없 는 어휘력이나 문체가 누가 봐도 남자가 쓴 시라고 느껴졌다. 물론 문체에 남,여가 구분될 순 없겠지만, 최소한 이 시집에서는 작가의 의도인지 특유의 화법인지는 모르겠으나, 글이 화려하지 않고 일상적이며 꾸밈 없었고 담담한 느낌 이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내내 큰 울림 보다는 잔잔한 여운을 받았다. 표현은 하고 싶으나 쑥스럽고 무뚝뚝하여 감정표현에 서툰 한 남자가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진지한 고백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무심하게 주머니 한 켠에 용돈을 찔러주 신 아버지, 정성껏 만든 반찬으로 사랑을 대신 하는 어머니, 사랑이 서툴고 두려워 잡지못 했던 그녀 등 이렇게 저자는 본인이 지내온 시간들을 추억하며 그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 듯 했다. 그때는 철없음과 패기로 아무렇지 않게 지나 온 시간들이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참 아프고 슬플 때가 있다. 지금 까지 나는 추억을 되돌아 보며 내가 그때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나와 다른 사람 탓 하기 바빴지 이렇게 과거와 지금의 나의 삶에 대해서 소중하게 생각 하며 그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많지 않았다. 예전의 나, 지금과 미래의 나의 모든 삶이 다 '나'인데 , 그걸 깨닫지 못했고, 마음에 드는 인생만 기억하고 아쉬웠던 선택과 시간들에 대해서는 잊고 싶었던 것이다.
나의 아버지, 어머니 또한 내가 어른이 되는 만큼 해가 지듯이 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은 늘 그 자리에 계신 줄만 알았나 보다. 나 또한 자식이 있는 부모가 되었는데 나의 부모님은 아직도 내 걱정이 먼저다. 누구든지 모두 청춘이 있고 그 청춘을 보낸 시간이 미래를 만든다. 매번 마음에 흡족한 인생을 살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주 가끔 첫눈이 오늘 날, 혹은 나도 모르게 멍하니 하늘을 보고있는 날 그런 순간 한번쯤은 내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는 것도 아주 멋진 일 인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런 날이 되어주었다. 나의 청춘, 나의 추억이 될돌아 보는 의미있는 하루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