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의 모든 딸들 1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읽는 소설책이라 더욱 설레임과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딸들" 이라는 제목이 우선 나를 사로 잡았고,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 전개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부분도 굉장히 특색 있게 느껴졌다. 인류의 탄생 시점인 그 시대가 바로 가장 남자와 여자의 일이 뚜렷하게 구분 되어 있던 시기이지 않은가. 사냥을 하고 불을 만들던 부족들의 가장 원초적이고 치열했던 삶 속에서 여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하고 주변의 환경적 , 위험 요소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글로 잘 풀어 나가고 있다.
삽화 하나 없는 구성이 나에게는 다소 지루한 느낌도 들게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삽화가 없기에 더 나만의 구석기 시대와 인물들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더 사냥감이 풍부한 사냥터를 찾고자 터전을 옮기게 되고 그 안에서 뜻이 맞지 않아 주인공 가족들은 독자적인 행보를 취하게 되면서 주인공 야난의 고난은 시작된다. 야난의 어머니가 죽기 전 야난에게 유언인 듯 남긴 말이 있다. 아마도 그 말이 이 책의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야난, 너도 언젠가는 어머니가 되겠지. 세상의 모든 딸들이 결국엔 이 세상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본문 135p 중
야난은 그렇게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죽은 다음 동생과 함께 두려움일 이겨내 며 살기 위해 계속 걷는다. 늑대와 동지가 되어 서로가 경계 하면서도 의지하며 그렇게 삶을 배워가고 터득해 나간다. 소녀는 그렇게 숙녀가 되고 이제 여자가 된다. 1권에서는 여자로 성장하는 내용까지를 담고 있어서 마지막 장을 읽고 나서는 당장 2권을 읽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이 책은 이렇게 한 소녀가 딸에서 여자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나의 모습 또한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1권의 줄거리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주인공이 앞으로 엄마로서 또 어떻게 성장 해나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나 또한 딸로써의 삶을 살다가 지금은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진 듯하다. 딸로 태어나서 어머니로 지는 게 여자의 삶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운명에 순응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야난 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에게 닥친 상황과 고난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능동적인 결정을 하는 그런 자세를 갖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약하고 의존적이라는 생각은 이제는 정말 옛말이 된다. 나 또한 일을 하고 있지만 잠을 쪼개서 살림과 육아 또한 하고 있다. 안한다고 뭐라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엄마이기에 그 무엇도 포기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가끔은 너무 버거워 놔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아이들이 있고 나를 믿어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이왕 하는 거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한다. 야난과 같이 생존을 위협하는 고난은 겪어 보지 않았지만, 나 또한 강한 정신력과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나의 삶을 혜쳐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