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아리랑 17:20≠1:1.2≠1/1.2=1:2=1/2 - 그는 혼자였습니다
남도현 지음 / 페이퍼르네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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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부터 특이했다. "그는 혼자였습니다." 라는 쪽지가 테이프로 표지에 직접 붙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이렇게 무심한듯 툭툭 내뱉는 화법은 책을 읽으면서 계속 내용과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첫 장을 넘기고 만화책과 같은 형식에 조금은 낯설었다. 평소 만화책을 별로 읽어보지 않은 탓에 그랬나 보다. 글 속의 주인공은 고의적으로 혼자가 된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탈출 하고자 소망했던 시골로 다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새롭게 혼자 시작해보려고 한다.

 

오롯이 혼자가 된 그는 만화가의 꿈을 펼치며 시골 생활에 점점 적응한다. 그리고 책에서는 이사, 종교, 고독, 공부 등 주제별로 나뉘어 주인공의 이야기와 철학적인 해석으로 주제 들을 풀어 나가는 형식이다. 매번 주제가 바뀌기 전에는 독자에게 질문을 남겨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노동'편에서는 이야기 끝편 질문을 하나 던진다. " 여러분에게 노동은 어떤 의미인가요? 나를 직업이 아닌 모습으로 설명한다면, ''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라고 말이다. 이런 질문을 읽은 후 나는 다시 한번 글의 내용을 생각해보고 질문에 고민을 해볼 수 있었다. 직업적인 표현을 배제 한다면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지 한참을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답을 못 찾았다.

 

또한, 글의 중간 중간 주인공의 아버지는 "소나 키우자"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어찌보면 이는 현실과 타협하여 꿈 보다는 먹고 살기 바빴던 우리 아버지의 세대를 표현 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라고 나는 해석했다. 내가 하고자하는 일과 꿈을 쫓을 것인가? 현실적, 생산적인 일을 하여 생계를 꾸려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어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 양쪽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내적 심리를 표현한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일에 취해 정말 고독할 틈 없이 그렇게 기계적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 것 처럼 인간은 어느 정도의 고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고독해야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마주 할 수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흔히들 아이들 재능은 어떻게 발견 하냐는 질문들을 서로 많이 주고 받는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학교, 학원 끊임없는 자극 들로 아이들이 본인의 재능을 자각할 틈도 없기 때문이다. 고독하고 외로울 때, 심심할 때 그제서야 우리는 내가 지금 원하는게 무엇인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아닐까.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고들 많이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사회적인 잣대와 기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누구를 위해서 누군가에게 의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 주체적으로 나의 삶을 즐기고 살아가기 위해서 혼자가 되어야 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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