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제목만 들어도 마음이 벅차 오르는건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부모의 존재, 특히 엄마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애틋하고 그리운 존재가 아닐까? 이 책은 엄마와 딸로 한번 인연을 맺고 그 모녀가 스님이 되어 절에서 살아가면서 저자가 느끼는 엄마라는 존재와 절에서의 생활을 꾸밈없이 풀어낸 글이다. ",스님" 이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약간 낯설기도 했지만, 절에서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글 속에 나오는 엄마와 딸은 어린시절 부터 많이 외롭고 힘든시절을 보내온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유로 절에 들어왔다. 가식적이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되는 여유를 찾아 절로 간 것이다. 저자는 종교인으로써 속세의 과거사를 대중에게 꺼내놓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는 아무래도 독자에게 한 걸음 더 편하게 다가가고 공감과 진실성 담은 글을 위해서 인 것 같다. 이 같은 저자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아 스님도 다 나같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식단의 차이, 생각의 차이일 뿐 똑같이 삼시세끼 밥을 먹고, 엄마였던 주지스님의 잔소리와 꾸중도 듣고, 슬프기도 기쁘기도 한 감정을 느끼는 그런 똑같은 사람 말이다. 주지스님은 저자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오가며 언쟁이 나기도 하고, 반찬, 살림, 밭일 등 꾸주람도 듣는다는게 참 재밌기도 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서로 잘 보이는 부분이 다릅니다.

 

그러니 각자 잘 보이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일상 속의 사소한 다툼,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본문 84p >

 

위 글이 나에게는 새로운 깨달음을 준 글이다. '왜 나는 타인에게 내 기준에 맞춰 가르치려 들고 판단 하려 했을까?'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되는 것을 남편에게는 잔소리, 자식에게는 꾸지람으로 귀한 대화 시간을 낭비했으니 말이다.

예쁘다 예쁘다 하면 정말 예뻐 진단다. 말하는 대로 나의 주변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 하고 있는것 이다. 나의 마음 먹기에 따라 상대방도 바뀔 수 있는데 정작 내가 바뀌기가 참 어렵다. 이 책에서는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와 함께 세상살 아가는 방법 또한 일러주고 있다. 나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할 친구가 있고, 조건 없이 나를 무한사랑 해주는 나의 부모가 있으며, 나의 삶의 동기와 탄생의 신비를 느끼게 해준 자식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뭐가 있을까.

 

스님이 엄마에게 헤아리지도 못할 많은 정성을 받고도 그 마음을 다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처럼 나 또한 부모에게 받은 사랑과 따뜻함을 마음에 새기지 못하는 것 같다. 어려서는 철이 없어서 나만 알았고, 이제 내가 부모가 되니 나의 자식에게 무한 사랑을 주느라고 아래만 보지 위를 쳐다볼 여유가 없으니 말이다. 글에서 스님은 자신이 자식을 갖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부모가 되어보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 하고 있지만, 오히려 나는 저자가 자식이 없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이런한 글을 쓰고 마음 쓸 여유가 되었던건 아닐까 하는 부러운 생각도 잠시 들었다.

 

누군가 당신이 죽기전 마지막 바램이 무엇이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책의 저자 처럼 다음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엄마를 위해 매일 삼시세끼를 해주고,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먹고 ,나의 온 삶을 바쳐 그렇게 엄마의 엄마로 살고싶다. 나의 세상살이를 위해 당신의 세상을 희생해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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