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을 앓는 이들에게 응원을

기린이 사는 골목 ㅣ 푸른도서관 84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월

사람처럼 일곱 개의 목뼈를 가지고 높은 나무의 잎과 열매를 먹으며 한껏 여유로운 행동을 하는 기린

가끔 고개를 숙여 낮은 나무의 잎과 열매도 먹지만 벌레들을 먹기위해 고개를 숙이지는 않는 기린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사는 초식동물 기린이 사는 골목, 배화동 배화로 360번길

책의 처음을 읽으면서는 '응? 뭐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래서 두어번 더 곱씹으면서 읽어봐야 책속으로 빠져들수 있었습니다

배화동에 사는 기린은 사실 동화작가가 꿈인 선웅이의 상상속 친구인데요

동화작가를 꿈꿀만큼 상상력이 풍부한 선웅이지만 실상은 고도비만에다가 은따인채 있는듯 없는듯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랍니다

그런 선웅이에게 엄마는 망상을 그만두고 공부나 하라며 핀잔이지요

선웅이의 옆집에 사는 은형이는 한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어머니와는 달리 아버지는 알콜중독에 도박중독까지 있으며 가정폭력도 서슴치않는 사람입니다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지만 아버지에대한 반감과 답답한 어머니의 행동에 얼른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는게 목표이고 학교에서는 우등생이며 모범생인 은형이입니다

그런 은형이를 혼혈이라는 이유로 괴롭히는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요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일에 무심하며 싸움을 잘해 약간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한 아웃사이더 기수까지

각자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세상의 중심에서 약간은 벗어나있는것 같은 선웅이, 은형이, 기수가 조금씩 닫혀있던 마음을 열고 성장해가는 것이 이 책의 큰 줄거리인데요

본인들이 원하지도 않은 일들로 계속해서 상처받으며 외줄타기하듯 위태로운 아이들의 이야기가 자꾸 이어지다보니 너무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꿈을 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안심이 되기도하구요

아이들을 둘러싼 주변의 선한 인물들과 악한 인물들은 어느 곳에서나 있을법한 인물들이라 더 집중이 잘 되었던것 같습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부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를 응원하며 우리의 삶이 아직은 따뜻하다는 것을 생각해보게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