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공가제본 서평단으로서 큰 기대를 안고 만난 소설입니다. 주인공 준형은 든든한 배경 덕분에 적당히 노력하면 탄탄한 앞날이 보장된 금수저 중학생입니다. 학업과 교우관계 모두 어른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갖춘, 그야말로 '작은 육각형 인재'로 살아가지요.준형의 곁에는 친구 현서가 있습니다. 준형의 고급 아파트 단지 내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을 도우며 준형과 편안한 친구관계로 지내온 현서는 준형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곤 합니다.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준형을 보며 초라함을 느끼던 현서는, 이내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완벽해 보이던 준형의 가족에게도 준형이 굳이 먼저 밝히지 않는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그러던 어느 날, 준형의 인생과 가족 전체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거대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소설은 이 과정에서 준형과 현서, 그리고 엄마, 아빠, 할머니까지 각 인물의 내밀한 심리를 다각도에서 섬세하게 조명합니다.특히 준형이 동생 채원이로 인해 자신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척 공감이 갔습니다. "오빠니까 네가 다 이해해야 해"라는 엄마의 일방적인 강요에 준형이 입은 상처는, 어린 시절 제가 엄마에게 들었던 말과 겹쳐져 가슴이 아릿했습니다. 첫째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인내를 강요받았던 그 시절의 억울함이 생생하게 떠올랐거든요.하지만 엄마의 시선에서 서술된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엄마도 본인의 행동이 아들에게 상처가 됨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더 아픈 자식을 먼저 챙길 수밖에 없는 엄마만의 아픈 속내를 알수 있습니다. 문득 저희 엄마가 가끔하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녀들을 무시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나 속상했다는 이야기가요. 똑같이 구박해도 둘째가 더 애틋하고 , 더 속상하고 마음이 더 갔었을 거라는게요. 가장 친밀한 존재인 가족이기에 오히려 서로에게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친구 현서 또한 마찬가지지요. 손현주 작가는 이 날카로운 진실을 우리에게 전달하는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가족의 본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성인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친밀한가해자 #손현주 #우리학교 #청소년소설 #가족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