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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2 ㅣ 특서 어린이문학 13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리뷰입니다/
세상에 없는 한 시간, 바로 스물다섯 번째 시간에만 문을 여는 이 도깨비 편의점은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후회 없는 '두 번째 기회'를 선사하는 신비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공간을 지키는 점장 비형의 눈빛에는 단순한 도깨비의 장난기 이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번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편의점을 찾아온 현서, 윤아, 선우의 성장뿐만 아니라, 이 모든 마법 같은 일들을 조율하고 감시하는 점장 비형의 깊은 고민과 비밀이 서사의 중심을 관통합니다.
비형은 도깨비의 능력을 빌려 일확천금 삼각김밥, 투명 인간 100초 과자 등 기묘한 물건들을 판매하지만, 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편의점에 있는 물건들이 인간 세상에 잘못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지키는 것입니다. 그가 편의점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간 길달에게 엄격하게 경고했던 이유는, 그 물건들이 '시간의 흐름이 끊어질 수도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형은 그저 친절한 도깨비 점장이 아니라, 시간과 인간 세상의 질서를 수호하는 묵직한 책임감을 지닌 존재인 것입니다.
그는 두 개의 달이 떠 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쓴웃음을 짓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밤을 갉아 먹으며 다가오고 있어. 언젠가 그가 나타날 거야."라는 비형의 독백은 이 도깨비 편의점이 단순한 동화적 배경이 아닌, '밤을 갉아 먹는 어둠', 즉 '어둑서니'라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 싸우는 최전선임을 암시합니다. 비형의 시선은 늘 편의점 외부의 어둠, 그리고 그 어둠으로 인해 시간이 끊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는 동시에, 이 세계를 무너뜨릴지 모르는 근원적인 악의 출현을 경계하는 비형의 고독하고 삐딱한 시선은 이 책의 서사에 긴장감과 깊이를 더하며, 독자들에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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