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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 엄마 - 지치고 외로운 초보 엄마를 위한 명언 테라피
오.영 지음 / 책읽는달 / 2015년 4월
평점 :
아이가 생기고 누구나 처음 엄마가 된다. 엄마가 되는 것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자 스스로를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다만, 그 경험과 기회의 대가 역시 대단하여, 육아는
어렵고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난다. 그렇게 내 아이와 만나며 엄마가 된 우리는 모두 처음 엄마이다. 처음 엄마들은 아이와 보내는 그 시간의
소중함을 보다는 처음 만나는 육아의 어려움에 허덕인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다. 마따를 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겠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물고 빨고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겠다가도 육아라는 험난한 길에서 소리를 지른다. 어차피 가야하는 엄마의 길, 좀 더 잘
가보자고 육아서도 읽고 선배 엄마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다들 엄마가 잘 하면 된단다. 나도 안다고! 나도 잘 하고 싶다고! 그래서 이렇게
공부하고 물어보고 있지 않냐고 말이다. <누구나 처음 엄마>는 그런 강요도, 이 시기에 이래야 한다는 육아이론도 없다. 내가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 이랬어, 나도 힘들었거든 하면서 친한 언니가 위로를 건내듯 그렇게 짧은 이야기를 건낸다.
<누구나 처음 엄마>의 작가, 오.영 은 캐나다에 사는 두 딸의
엄마이다. 바쁜 육아와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통 엄마와 다를 것 없어 보인다. 조금 다른 점은 일상을 따뜻하게,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누구나 처음 엄마>에는 엄마로써의 어려움과 욕심, 좋은 엄마가 되기위한 노력, 그리고 좋은 엄마이기 위한 위로를 담은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두서너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들이 모여있어서 짬짬이 읽기 딱 좋다. 진짜 엄마들의 심정을 알고 만든 책이다. 나도 책을
좋아하지만 길게 집중해서 책을 읽기는 사실 쉽지 않다. 수시로 엄마가 필요한 어린 아이를 키우는 초짜 엄마들은 다 나와 비슷한 사정일 것이다.
나는 집안 여기저기 손 닿는 곳에 책을 두고 이 책 저 책 짬짬이 읽는 것으로 독서를 대신하고 있는데, 그렇게 읽다보면 깊이있는 독서는
힘들어진다. 하지만 이 책의 짧은 글들은 내 현실, 혹은 내 미래와 닿아있는 글이고 짤막짤막해서 짬짬이 읽는 동안 육아로 팽팽하게 당겨진 일상이
살짝 느슨해짐을 느낀다.
이 책은 육아서는 아니지만, 육아를 하는 사람, 해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각종 이론과 사례들이 가득한 육아서. 나도 참 열심히 읽지만 한권 읽어서 팁하나 건지면 다행인 경우도 많다. 뭐랄까, 그 책에 나온
애는 우리가 애가 아니었다는 결론으로 끝나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 말이다. 차라리 육아를 미리 해본 선배 엄마들의 조언이 실질적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이 딱 그런 느낌이다. 육아를 해본 엄마가 '나는 이럴 때 이랬어' 하고 말해주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오지라퍼들마냥 너도 이럴꺼야 라든가,
이럴 땐 이렇게 해야한다고 가르치지 않아서 좋다. 나름의 해법은 제시하시만, 그냥 '난 이렇게 했어'하고 살짝 귀뜸해준다. 완벽한 엄마는
아니지만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의 조언같은 느낌이라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특히 열심히 읽었던 부분은 <4장,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다면>
이었다. 아이가 태어나니 제약되는 것이 정말 많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죄없는 아이 탓을 할 수도 없으니, 그 칼날이
스스로를 상처내는 경우가 있다. 내가 요즘 그런 상태였는데, 4장의 글들을 보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 결국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제일 가까운
사람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를 좀 더 사랑하고 아끼고 위로해야겠다. 그리고 불평보다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보자 다짐한다. 바쁜 육아의 틈바구니에서 읽는 이 짧고 작은 위로들이 참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