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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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책을 잔뜩 가져왔다. 누군에게 재밌다- 라는 얘기를 들은 듯한 책이어서 제일 먼저 집어들었다. 재밌더라. 살면서 만나기 힘든 유쾌한 이인조. 읽는 동안에는 이런 사람 옆에 하나 있으면 심심하지 않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정말 이런 사람이 되기란 어렵구나 라는 결론. 모두에게 걱정을 끼치는 듯해도 어쨌거나 행복바이러스인 것만은 분명. 이런 사람이 옆에 있기를 바라기보다 스스로 행복바이러스 전도자가 되도록 노력해야하는 건 아닐까? 나는 아직도 삶의 문제 해결에 있어 수동적 자세인가 보다. 그렇게 기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마음가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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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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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몇달만에 잡아본 소설책. 대학교 1학년, 혹은 2학년 때 쯤 읽은 거 같다. 책의 표지부터 샅샅이 보는 버릇이 생기기 전에 읽은 듯. 작가의 말 부분은 낯설더라. 오랜만에 씹히지 않은 글을 만나서 반가웠는지, 삼십분만 읽고 자려고 했는데, 끝까지 읽고 말았다.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니어서 다행. 그리고 끝이 기억나지 않아서 다행. 사건 몇 개와 얘는 뭘 이렇게 찾아 헤매는 건가 했던 인상만 남아있었다. 도무지 어떻게 되어가는 것일까 읽는 내내 그 생각.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도 마찬가지구나. 막상 끝장에 다다르고 나니, 차라리 끝장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모든 것들이 맞춰져버리는 게 싫다는 느낌? 계속 그녀가 절룩거리기를 기대하는 나. 남 잘되는 게 배아픈거다. ㅋ 소설 속의 주인공이어도 예외없다. 나의 못된 심보란! 모양도 크기도 다르지만, 내 삶의 조각도 엉망이고 언제부터 빙빙 돌기 시작했는지, 내 길은 알 수 없기만 하고, 어떤 형태를 잡고 있는 거 같기는 한데, 백만개-내가 좋아하는 단어-중 내 손에 잡히는 거라고는 97개나 8개쯤. 늘 길고 긴 인생에서 몇 년쯤 하고 대수롭게 넘기는 것도 쉽지 않아졌는지 자꾸 겁이 많아지는 내가 겹쳐져 보였다. 아마 몇 년 뒤 다시 읽는다면, 여전히 나는 끝을 기억 못 하거나, 기억하더라도 편집해서 기억하고 있을 거고 또 그 때와 다른 감상을 쏟아내겠지. 변하지 않는 근본 문제는 삿뽀로 여인숙은 없다는 데 있어. 고스케도 미래도 그렇게밖엔 만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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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습관 2 - 평균의 함정을 뛰어넘어라
김진동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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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기개발서는 얼마나 많이 팔릴까? 일단 그런 류의 책들이 무한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계속 신규 needs가 있다는 거고, 이런 누구나 다 알 것같은 이야기를 왜 책으로 봐야하는가 의문이었다. 이책을 읽기 전까지... ㅋㅋㅋ 요건 아니고, 접대성 멘트가 좀 심했나?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은 자기개발서에 감동받는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 뭐 썩 큰 감동은 아니었지만, 현재의 업무나 앞으로의 회사생활에 벤치마킹하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건 좀 심한데라든가, 이건 독하지만 이렇게 응용하면 되겠다라든가, 이런 생각들이 계속 드는 것에 흠칫 놀람. 자기개발서를 처음 읽어보는 건 아니었지만, 이런 게 필요한 시기에 읽는 것은 처음. 학생 때는 누구나 다 아는 걸 뭐 이렇게 자랑하듯이 써놨어 라고 가볍게 무시하면서 읽었으나, 이젠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무시할 수 없다라는 걸 알게되어버린 사회인이 되니, 가끔은 삶이 루즈해질 때 읽어볼만 하구나 하는 깨달음.

 

디테일하게 책으로 돌아가. 직장 생활의 성공을 위한 몇가지 팁. 일단 제일 공감갔던 것은 상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몇 줄. 상사에게 도움이 되는 사원이 되는 몇가지 팁들, 아, 물론 상사도 그럴만한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 윗사람의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하는 막내 사원이 되어야겠다고 다짐. 나의 윗분을 그럴만한 분들이시라고 생각해. 현재까지 파악한 것으로는.. ㅋㅋ 나 속고 있는 거 아니지?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해 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도움. 필요는 하다고 생각하지만 부담스러웠던 것은 정말정말 일에 대해서 언제나 생각하라는 것. 지금 일이 재미있긴 하지만, 그렇게 꿈 속에서 생각할만큼 생각하는 건 좀 무리.

 

예전같으면 그렇게 일만하며 사는 게 행복할까 라는 의문을 가졌었는데,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게 다 달라서, 그 사람들은 그 사람 나름의 행복법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한 2달 정도 전부터. 그런 마음 때문인지 이 사람의 삶에서 내가 배워야 할 것들, 내 행복을 위해 따라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하면서 읽으며 자기개발서의 묘미에 대해 조금 알게됨. 나이가 들면 확실히 이해심이 넓어지긴 하나봐. 뭐 나 아직도 벤댕이 소갈딱지이긴 하지만.

 

엄청 대단한 책은 아니지만, 영업적 마인드가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시간낭비는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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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공주실록 - 화려한 이름 아래 가려진 공주들의 역사
신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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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늘 재밌다. 인과관계가 분명한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재밌다. 생각해보면 뜬금없이 일어난 일은 없다는 것.

게다가 연구하시는 분들은 작은 단서하나-내가 무지해서 작다고 하는지도 모르겠지만-에서 무한한 이야기를 끌어낸다. 살아가는 현재도 사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신없는데, 지난간 이야기를 현재에 와서 복원해낸다는 것엔 연구자들의 상상력이 가미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그런 상상력없이는 그 쪽 공부는 할 수 없는 것이지 싶다.

 

조선사는 근대에 가깝고 자료도 많은 편이라 예전에 국사책에 보면 고조선~고려의 분량과 조선의 분량이 거의 비슷한 정도. 그래서 난 아아, 복잡하구나 하며 제일 재미는 있으나 늘 헷갈려했다. 이 책은 고등학교 수준의 국사상식만 있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쉽게쉽게 쓰여졌다. 그래도 이게 족보가 어찌되는 건가 헷갈려하긴 했지만. 그동안 배운 역사가 국왕과 왕자, 그것도 왕위 계승의 대상이 된, 들의 시선에서 본 역사였다면 이 책은 조금 다른 시선에서 조선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조선 왕실을 한 가정이라고 할 때, 조선이 유교사상에 남존여비가 강한 사회였다고 하더라도, 가정 내에서의 딸이 역할이라는 것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중대한 역사적 사건의 중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공주들의 시선에서 본 왕의 모습은 그저 지도가 아니라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했다. 사도세자에게만 유독 엄격했던 영조가 공주들을 그렇게 예뻐했다는 것도 의외의 사실이었고, 덕혜옹주를 위해 애썼던 고종의 모습도 왕이라기보다 딸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역사의 거센 흐름 속에서 버텨내기위해 싸워야하기도 했고, 그에 휩쓸려 평탄치 못한 삶을 산 공주들의 모습을 주로 조명하고 있어서 아름다운 모습들보다는 안타까운 면이 많이 보였지만, 그러한 시기의 평범한 개인의 삶도 소용돌이 칠지언데, 한 나라의 왕실의 한 가족으로서의 그녀들은 오죽했겠는가 싶다.

 

쉽게쉽게 쓰인 편이지만 그래도 조선사에 대한 전반적 이해 없이는 읽기 좀 그렇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공주의 삶도 역사적 흐름 속에서 설명되기 때문에. 또 하나. 문장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난 소설처럼 팍팍 넘어가지는 않더라는. ㅋ

 

국사 공부가 현재 진행중인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강추. 교과서에 안나오는 반정의 원인들도 설명되서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머리에 확 와서 박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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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 - 말문이 터지고 세상이 보이는 385일 배낭여행
김성용 글 사진 / 21세기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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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책장에 얼마나 꽂혀있었을까? 작년or재작년쯤 출판 이벤트 때 받은 건데 우리집 식구들은 다 봤는데 정작 나만 안봤다는... 올해 독서량의 현저한 저하로 하반기에는 일단 닥치는대로 읽어보자는 컨셉 하에 집에 있으나 안읽은 책들부터 섭렵 중. 어제 책장 둘러보니 꽤 많더라. 내가 사고 안 읽은 책-요거 절대 반성-, 동생이나 엄마가 산 책, 이벤트에서 받고 후기 안 쓴 책-ㅎㅎ 이제부터 그러지 않겠어요.- 등등.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제일 먼저 빼 든 것은 일단 제목이 딱 재미있어보이잖아. 네이밍의 힘이란 이런 것.

 

제목 그대로 저자의 여행기이며 성장일기의 일부. 요새 이런 류의 여행 책이 그렇듯 이야기 자체는 그리 특별날 것이 없었지만, 그대로 여행기라는 가진 매력을 충분히 담고 있는 책이었다. 특히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글이 좋더라는 것. 여행기는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의 모임이라 특별한 글재주 없이 그냥 재미난 에피소드만 잔뜩 적혀있어서 혼자만 재밌어하고 마는 듯한 책도 적지 않다. 그런 것에 비한다면 저자는 전문가 급은 아니어도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이며, 꽤 충실한 문장을 잘 만들어서 씹히는 문장이 없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문장이 씹히면 정말 글읽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아무리 재미난 이야기여도 허술한 문장으로 쓴 글이면 이거 책까지 낼 건 아니잖아 라며 울분을 토하곤 한다. 그렇다고 내 문장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책을 낼 정도면 어느 정도는, 최소한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 핀잔을 들을 문장은 아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번역서건, 학술서적이건 마찬가지.

 

부모돈으로 떠난 여행이라는 데 약점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안이한 여행은 아니었으며, 자기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여행 후에 책을 낼 정도의 열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행동력이 대단한 친구구나 싶었다. 나이도 비슷해보이는데, 이런 적극적 행동력은 역시 좀 탐난다. 나는 현실은 확 버리진 못하거든. 완전한 사고의 전환을 하기보다 현실 내에서 내가 행복해질 방안을 찾는 스탈인 거 같다. 취미를 계속 늘리거나 일 욕심을 내거나 하는 것처럼. 여행이라는 건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압축적으로 느끼고 넓은 이해력을 기르는 데 그만한 것이 있겠냐 싶다. 그래서 다들 여행을 꿈꾸는 것이겠지. 끝내주게 재미난 놀이 중의 하나니까. 그런 놀이를 일년이나 했다는 건 역시 부럽다. 그래도 지금 현실을 버리고 갈 정도로 여행이 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학생때처럼 와와 진짜 부럽다 정도는 아니다. 일단 나는 일을 재밌어하고 일상을 즐거워하니까. 여행이 미친듯이 목마를 때는 현실이 답답할 때였으며, 지금도 가고는 싶지만 그 정도는 아닌 걸보니 살만한가? ㅋㅋㅋ

 

그리고 궁금한 거. 글쓴이는 지금 뭐할까 싶어. 학교다니며 뭔가 다른 기획을 하고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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