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에 담아온 인도
이윤희 지음 / 일빛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어떤 면에서는 꽤 괜찮은 책이다. 인도의 유물들에 관한 역사 자료가 풍부해서 인도 여행갈 때나, 인도의 역사를 가볍게 읽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짜증난다. 내가 짜증나는 이유를 이제부터 나열하겠다. 우선, 글발이 딸린다. 인도 유물의 아름다움이라든가, 인도의 거리풍경에 대한 묘사는 잘해야 글 못쓰는 중학생 수준이랄까. 여행기를 읽으면 그 공간에 대한 느낌이 다가와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그저 자료만 풍부할 뿐이다.

말이 여행기지, 어설픈 인도 역사책에 불과하다. 그리고 두번째.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대해 짜증내는 가장 큰이유인데, 인도에 대한 애정이 2%도 없다. 나는 심지어 이 사람 책 쓸라고 인도 간 거 아냐? 하고 느끼기까지 했다. 여행을 많이 하신 분이라 다른 여행지와 비교를 간간히 한다. 그래, 그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인도의 열악한 환경을 유럽과 비교하고 인도의 여행을 그 자체로 사랑하지 않고 유럽의 안락한 여행이기를 바란다.

이 사람은 인도의 생활을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이 바라본다. 그래, 이방인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그치만, 자신의 입장에 자신이 없는 듯 간간히, 그래도 행복해보이는 얼굴이었다는 식의 표현이 건성으로 들어간 건 뭐냐. 유물에 대한 관점도 그렇다. 맨 역사책 배껴놓은 듯한 설명만 잔뜩하고 자신의 생각은 아름다웠다 밖에 없는 책. 사학과니까 그러려니 해도, 그럼 기행문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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