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중독 - 실패 혐오 시대의 마음
롤란드 파울센 지음, 배명자 옮김 / 복복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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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 인형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어요. 내 걱정을 다 가져가 주는 인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보이는 곳에 두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던 인형. 왜 이렇게 까지 걱정해? 하는 말을 자주 들었던 만큼 걱정이 많아 예민한 부분도 있고, 고치고 싶은데도 걱정이라는 덩어리가 머리 속에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걱정을 덜어내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인지 "걱정 중독"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부터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책 표지에 보이는 "실패 혐오 시대의 마음"이라는 문구는 나를 이야기 하는걸까?하고 생각하게되었어요. 꽤 많은 실패하면서도 실패를 싫어하는 마음에 괴로웠던 시간들이 떠오르기도 했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나를 너무 들켜버릴 것만 같아서 책을 펼치기가 어려웠던 것도 같아요. 그렇지만 "행동하는 용기"를 갖추기 위해 한 걸음 내딛어 보았어요.


 서문을 읽어보면, 대부분 극단적인 사례가 담겨져 있다고 해요. 그렇지만 일상적인 문제를 살아가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 하나의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무작정 읽다가 보면 나도 이렇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서문을 먼저 읽고나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어요.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우리가 갖고 있는 불안과 이렇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최근 둘째가 "우리는 죽을 건데 왜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해요?라는 질문을 했던 것이 떠올랐어요. 평범한 한 사람으로 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에 대해서 아직 명확하진 않거든요. 그래서 작은 아이의 머리 속에도 이러한 걱정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쟁이의 입장으로 설명하게 될것만 같아 두렵기도 했던 것 같아요. 


 "자살은 사회학의 최초 주제였다. p41"


한 때 우울감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을 때 머리 속을 지배했던 단어 중 하나였던 자살. 책에서도 자살은 불분명한 동기, 그리고 최종 결정하게 하는 절망은 어려운 문제라고 해요. 표면적으로는 이전보다 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인 결핍은 더 심해지는 것 같은 요즘이기에 이 주제에 대해 다루는 것은 심심치 않게 들리면서도 마음 무겁게 하는 것 같아요. 자살로 시작한 책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지며 다시 걱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요. 


 "걱정은 언제나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p75"


 걱정과 불안의 중요한 차이에 대한 설명은 뭉뚱그려져 분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게 해 주었는데요. 그 동안은 걱정이 많아져 불안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결정적으로 걱정은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 같다는 생각이 들어 꼭 부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구나 라고 깨닫게 되었어요.





 이 말에 많이 공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걱정하는 저를 발견하곤 해요. 물론 저에 대한 걱정은 어릴 때 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 같아요. 나의 미래, 건강, 대인관계 등에 대한 걱정을 주로 했었다면 지금은 가족에 대해서, 내 아이들에 대해서도 같이 걱정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자연재해나 사고 등도 저의 걱정의 범위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나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고민은 사실 안해도 될 것 같으면서도 자꾸 불안해 지는 마음이 커졌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을 읽는 동안 좀 놀라웠던 것은 몽상가들이 삶을 덜 만족한다는 점이었는데요. 다양한 생각을 하며 행복한 생각을 많이 할 것 같은데,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새로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외톨이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어요.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이었으나 그 과정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어떤 환경에 놓여있느냐에 따라 새로운 관계 및 가치관이 형성되고 또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 한 번 쯤 다루어봐야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또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자발적인 외톨이가 되어가는 현 시대를 바라보며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인데요. 내면이 취약해지는 다양한 요인들을 생각해보며 외톨이가 증가하는 것과 걱정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의 마지막 부분은 우리의 걱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과 저자가 생각하는 방법들에 대한 문답이 담겨져 있어요. 이 부분을 읽으며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더 깊이 고찰해야하는 이유, 그리고 어떤 것을 중심으로 잡고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있는 사유를 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행동 뿐이다 p372"


책을 읽으며 걱정을 없애는 방법에 대한 솔루션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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