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이해
엠마 헵번 지음, 김나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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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되어가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감정인 것 같아요. 특히나 육아를 하게 되며 더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부모이기 때문에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부모의 감정이 바로 아이의 감정과도 직결되기 때문일거에요. 처음 1~2년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가짜 감정과 진짜 감정을 구별하지 못하게 되고,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스스로는 조금씩 곪았던 것 같기도 해요. 산후우울증을 크게 앓진 않았지만 몇 년 전 감정의 골에 갇히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감정에 대해서 더 신경쓰게 되었어요.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조금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 사실 머리속으로는 알겠는데 진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모든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게되요. 그렇기에 이 책은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인지에 대해 호기심을 자아냈어요.


 책을 펼치자마자 마주하는 것은 "내가 '막' 수집한 감정 단어 모음" 인데요. 깨달음, 걱정, 환멸, 수줍음, 당혹 등 더 세세한 감정들과 처음 마주하게 되는 용어들이 쓰여있어요.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듯한 수집된 단어 모음 중 눈에 띈 감정을 모나촙시스. 이 단어들은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용어같은 느낌이지만 더 섬세한 용어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감정의 이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법이 담겨져 있는것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기분이 좋아지기도 혹은 불편해지기도 하는 감정들은 존재하는데요. 그 감정들도 하나씩 다루고 있어요. 무엇보다 목차만으로도 기대되었던 것은 감정을 어떻게 하면 잘 느끼고 잘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이 담겨져 있다는 건데요. 우리는 매 순간 감정이 변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감정이 뇌의 특정 부분에서 비롯된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 크게 공감을 했어요. 저도 감정을 느낄 때의 나는 어떠했지? 라고 생각해 보면 머리 보다는 가슴에서 더 많은 반응을 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슬픔을 느낄 때의 먹먹함이라던가, 우리 몸에서의 반응이 더 확 와닿았었거든요. 그렇기에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어요.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이론에 대해서도 흥미가 생기기도 했고 또 책에 언급된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에 대해서도 감명깊게 보았기 때문에 내용을 떠올리며 책을 읽으니 훨씬 더 쉽게 다가왔어요.




 책의 중간중간에는 앙증맞은 일러스트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시각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인지 더 이해가 잘 되더라구요. 사실 저도 돌이켜보면 "짜증나", "우울해" 등 여러 감정을 세세하게 구분짓지 못하고 크게 뭉틍그려 이야기 하곤 했더라구요. 같은 감정으로 느끼는 것 같아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고, 감정을 잘 구별하다보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감정을 걸러낸다는 것이 내 마음에서 걸러서 없애버린다는 뜻이 아닌, 세세하게 나누어 생각해 보자는 의미라는 것을 깨달으며 내 감정을 얼마나 많이 나누고 이해하려 노력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슬픔에 대한 내용은 여러 기억을 떠올리게 했어요. 상실에 대한 슬픔이 정말 컸던 시기도 있었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어려워 진 것을 알았을 때에도 슬픔을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 때에는 꾹꾹 참아내고 감추려 애썼던 기억이 나요. 옳은 방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전염을 막기 위해서, 혹은 내가 불쌍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책에서도 나오지만 슬픔을 건강하게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하는데요.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나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처음부터 기대되었었지만 읽고나니 정말 마음에 여운이 깊었던 책이에요. 그 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감정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거든요.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감정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앞으로도 감정에 대해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 마다 꺼내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더 나아가 아이들과 함께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눌 때에도 좋은 내용이 담겨져 있어 많이 활용할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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