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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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 수록 나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번 책의 서두에 쓰여진 "얼굴 이야기"라는 말이 호기심을 자극했는데요. 러시아 시베리아에 위치한 호수 바이칼호에서의 내 얼굴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얼굴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의 흐름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궁금했어요. 


"한국인의 숨결을 바로 "내" 얼굴에서 읽을 수 있어요"

p9


나를 남과 구분해 주는 표식 같은 "얼굴"에는 나 뿐만 아니라 인류 진화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는 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왜일까요. 매일 보는 얼굴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 얼굴 속에 다양한 인류의 변화가 담겨져 있다는 말은 참 숙연해지게 하는 것 같아요.

 첫 장의 피부색이라는 오래 된 농담 속 담겨진 의미를 생각해 보면 주도권을 가진자들의 다양한 의미부여를 통해서 머리 속에 깊숙히 박혀져 있는 편견 같은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요. 여기서 더 나아가 신의 영역과 인간의 이성을 양분해왔던 문화 속에서 꽃이었던 인류문명으로의 흐름까지. 얼굴, 피부색으로 시작해서 사과로 넘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은 꽤나 흥미진진했어요.


 지금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얼굴은 사실 바이칼호 주변의 인류가 이동해 왔기에 그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요. 현대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어떤 인간도 해 내지 못한 영하 70도의 추위를 이겨냈구나 p62" 의 문장처럼 강인함이 녹아들어 남아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자랑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어요. 표면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향토문화 등에서도 바이칼호의 부랴트족과 비슷한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하니 우리의 조상의 이동과 뿌리를 찾아가는데 많은 영향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의 역사적인 뿌리를 찾는 것이 비단 국내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저 멀리 시베리아에서부터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나라의 초상화에서의 특징 중 하나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이라고 하는데요. 서양화가와 우리 나라 화가의 화풍, 아니 더 좁게 한중일의 모습만 하더라도 좀 더 솔직하게 표현된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하니 그 당시 사람들의 올곧음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인물 조각상이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불상에서의 미소 등 한국인에게서만 나타나는 미소에 대한 이야기들은 인상적이었는데요. 매일매일 스쳐가는 많은 얼굴 속에 이렇게 많은 미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금 하나씩 살펴보게 되는것 같아요. 지금의 내 모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조상들의 얼굴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요.

 얼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미인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유명한 미인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우리나라 문헌에 남겨진 한국인의 미인에 대한 이야기는, 그 당시 여성의 활동 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얼마나 뛰어난 미인이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해요. 문헌에 남겨질 정도의 과거의 미인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미인상 등에 대한 이야기들로 그 시대를 눈여겨 볼 수 있어요.


눈을 마주치는 것은 삶을 공유하는 것과 같아요. 타인의 눈빛과 나의 눈빛이 마주쳐 그 삶을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p212


책을 마무리 할 때 단순히 외형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눈빛 속에 담겨진 형용할 수 없는 많은 것들에 대해 담고 있어요. 러시아의 바이칼호에서부터 시작한 얼굴의 이야기,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하고 있는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 시대의 미인상과 현재 우리의 현주소 등을 고루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져 있어요. 단순히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우리의 눈빛에 담긴 의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기에 더 의미있는 책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앞으로 남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가 기대되는 것은 아마도 이어령선생님의 이런 이야기 흐름이 울림이 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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