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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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이후, 5년만에 <할매>라는 장편소설로 황석영 작가는 우리에게 돌아왔다. 그리고 창비의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먼저 읽는 기쁨을 즐길수가 있었다.

"새 한마리가 날아왔다"는 첫 문장은 인상적이였다. 신이 창조한 모든 지구의 생물들을 통한 생명들의 끊임없는 연결의 기억이 만들어 지고, "기억들은 각각 다른 층을 형성한다"고 작가는 팽나무를 통해서 이야기한다. 삶의 역경과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이어나가는 모든 창조물에 대한 기억과 찬사와 공감의 소설이였다.

소설속의 인간과 생물들의 모습이 입담좋은 이야기꾼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읽는이의 머리속에서는 그 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의 모습들을 상상하게 만들고 그 역사의 순간에 함께 하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600년대 된 팽나무 할매는 역사의 삶을 살아내는 민중들이 비천한 삶으로 모이고 다시 흩어져 흐르는 생명들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는 역사의 흐름이 민중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만들어내는 모양에 따라 변화되고 서로의 생명이 연결됨을 팽나무 할매의 시선으로 알게 된다.

삶을 살아가고 지켜낸 소설 속 인물들과 자연속에서 소리를 내는 모든 생명들의 환경에 관한 질문을 팽나무 할매는 마지막 문장으로 우리에게 다시 묻고 있다.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

이제 우리는 600년을 한자리에서 모든 생명들의 삶과 죽음을 지켜 본 할매 팽나무에게 우리가 가진 사랑의 삶으로 자연에게 답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창비 서평단 #할매 #황석영 #역사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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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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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것들이 결코 나를 구할 수 없다˝는 서문의 제목처럼 철학으로 내삶의 언어로 바꾸는 필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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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아이 세트 - 전2권 (그림책 + 희곡집) 로빈의 그림책장
안드레스 칼라우스키 지음, 무리엘 미란다.후고 코바루비아스 연출, 주하선 옮김 / 안녕로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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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마주한 상실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네요.
두려움을 마주보게 하는 법을 사랑을 통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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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지음, 백지민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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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2주간의 휴가
한 바닷가로 20년째 연례휴가를 떠나는 가족이 있다.

이 이야기는 5명의 가족이 2주간의 휴가를 떠나는 R.C. 셰리프의 장편소설 <구월의 보름>, 원제는 The Fortnight in September이다.
R.C. 셰리프는 평범한 가족이 바닷가에서 보내는 연례 휴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전작이 실패를 함으로써 힘을 빼고 애쓰지 않았던(p.449) 이야기라고 한다. 약 1세기 전에 집필된 책이지만 인물들의 입체적인 심리묘사와 누구나 가슴을 뛰게하고 기대하게되는 휴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휴가를 떠난 사람은 상황만 조금 달랐어도 자신이 되었을지도 몰랐던 사람, 자신이 되었을 수도 있었던 사람이 된다. 모든 이는 휴가중에 동등하다."(p.35)

스티븐스 부부, 메리와 닉, 어니는 휴가를 떠나기 전 날부터 휴가의 기분을 즐긴다. 보그너로 향하는 준비과정과 휴가지에서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들이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으로 가족을 책임져야하는 스티븐스씨와 엄마로써 가족들을 챙겨야 하는 스티븐스부인, 아버지의 소개로 직장에 취업하게 된 딕, 친구들과 데이트를 하고 싶은 메리, 어린 어기와 시뷰의 주인 허깃부인이 만들어 내는 사랑과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있는 2주간의 휴가 이야기이다.

"그가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고대하던 지위를 쥘 만한 능력이 있다고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는 투쟁이었다. 축구 동회회는 그가 희망하던 능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p.241)

이 책을 읽는 동안 스티븐스씨에게서 잊어버리고 있던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 곳을 꾸준히 찾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람사는 도리라고 하는 따뜻한 마음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어 감사했다. 가족이라는, 따뜻하면서도 각자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무덤덤한 일상의 삶이라고 느낀, 그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스티븐스씨 가족이 즐기는 휴가와 나의 휴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구월에 휴가를 보내는 것에서 오는 위안 중 하나는 다른 모든 이가 귀가 중이거나 곧 귀가할 예정이라고 느끼는 것이었다. "(p.430)

"그들은 거의 뭘 하지 않았다. 실상, 그저 해수욕을 했고, 빈둥거리고 다녔지, 그런데도 찬란한 휴가였다. 그들이 언제나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휴가를 여전히 즐길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p.431)

- 문학동네 독파의 챌린지에서 지원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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