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쩐의 전쟁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조선인의 돈을 향한 고군분투기
이한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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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나라 조서네서 돈을 논한다는 것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상업을 천시하던 풍조에는 재물을 탐하는 것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유교사상에 깊이 뿌리박힌 이유인 듯하다.

그런데 작가는 이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를 대립시켜 조선시대의 돈에 대한 자료를 엮었다.

관청과 가정에 남아있는 고문서로 남아있는 분쟁을 토대로 조선 백성들의 일상과 돈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들추어내었다.

돈 앞에 장사 없듯이 고결한것 같은 선비들도 재산 분쟁에 있어서는 적극적 이었고 때론 약자에게조차 가혹하게 행하고자 한 것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유교이미지에서 많이 어긋나기도 한다.

진흙탕 같은 집안 싸움이 일어나고 노비와 양반의 분쟁이 일어나고 하는 것을 보면 역시 돈이란 것은 참으로 요사스럽기도 한다.

상속과 집안 재물의 다툼이다보니 주로 관청에 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는 것이 많은데 이를 토해 조선의 판결문화를 읽는 것도 색다른 흥미로 다가온다.

신분사회가 뚜렷했던 조선에서 양반과 천민 그리고 남자와 여자 등 우리가 알고 있던 강자와 약자의 개념이 소송에서는 다소나마 다르게 공정했음을 보면서 정치에 대해 새삼 경외를 갖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의 사법기능과 견주어볼 때 어색하지 않은 제도를 마련한 것은 공정이 국가의 근간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삼심제라든지 항소라든지 하는 일반적 법률개념뿐만 아니라 재판부 기피신청 같은 꽤 발달된 기능도 있었음에 놀랍기도 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조선의 일상이 실제에는 다소 자유롭고 인권이 보장되는 느낌을 받았다.

혀내사회보다 좀 더 폐쇄된 문화를 가졌지만 조선도 역시 사람사는 나라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이나 그때에 돈 앞에 치졸해지고 욕심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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