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황금가지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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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바뀐 세상, 이갈리아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교적 양성평등 지수가 높은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1975년에 나온 책이라는데, 어찌 보면 2019년의 대한민국보다도 나은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득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에 나오는 문구가 떠 올랐습니다.

“호명할 수 없거나 묘사할 수 없는 것을 아끼기란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불가능할 때도 있다. 따라서 호명과 묘사는 현 상태의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에 대항하는 어떤 반란에서도 긴요한 작업이다.”(p.148)

「이갈리아의 딸들」을 통해 기존의 부당한 제도나 문화를 바로 잡으려면,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부를 수 있는 적절한 호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당연하게 받아들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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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한것은 시간의 비용을 줄여준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빅 브라더가 아니라 인간의 수고와 땀의 소산이다. 말하자면 방대한도서관에서 어떻게 신속하게 필요한 책을 찾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한다고 ‘티맵‘이 나를 조종하는 것은 아니듯, 인공지능으로 판결을 하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기계 에 종속되는 것은 아니다. 수백 년간 이어져온 법률가들의 수고와고민들을 따르는 것뿐이다. 다만 좀 더 신속하고, 공정하다.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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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법률서비스란 되도록 받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목적지가 바로 집 앞이라면 굳이 차를 타고 갈 필요가 없듯이, 법률서비스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법률서비스는 보약이 아니다. 불가피할 때 부작용을 각오하고 어쩔수 없이 택해야 하는 일종의 치료약이다. 많이 이용한다고 몸과 정신이 건강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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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부끄러워도 사람의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수는 없었다. 게다가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다. 내가 아무리 이상해도 사람들은 나에게 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세상에는 정상적인 사람보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더 많다. 남과 다르다고 숨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자신이 보고 있기 때문에 어디로숨을 수도 없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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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서 읽는 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마치 철새 같다. 내 것인 것 같지만 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생각이 아집으로 굳어버려 그에 맞는 책이 아니면 불편해진다. 이해가 안 되는 책이 대부분이고 그럴 때면 늘 번역 탓을하며 겸손과 교양이 들어가야 할 자리를 비난으로 메워버린다. 무엇보다 이제는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아졌다.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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