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방꽃상 - 박미영의 교방음식 이야기
박미영 지음 / 한국음식문화재단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주 기생들의 섬세한 손끝으로 만든 '진주교방음식'

아름다움에 반하고 맛에 취하는 ‘교방꽃상’


이 책은 한식 세계화라는 구호를 처음 주장해 K-푸드 확산에 실질적인 기여롤 해오고 계시고, 현재 전통 한식 전문가이자 (재)한국음식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신 박미영 박사님의 책이다. 저자는 진주교방음식이 고급 한식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물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다고 한다.


♣'진주교방음식'이란?

진주성 병마절도영의 나리들을 위해 차린 잔치음식이다. 고려∙조선시대 기생을 양성했던 관아 기관인 '교방'의 기생들이 만들었다. 진주 기생들이 섬세한 손끝으로 빚어낸 진주교방음식은 크기가 작고, 모양이 정교하며 서정적인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서정적인 맛이 뭘까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양념을 최소화하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215쪽).


♣진주는 어떤 지역인가?

진주는 지리적 환경과 부유한 양반 계층이 많아 음식이 발달할 수 있는 요인을 두루 갖추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진주는 유난히 소고기 문화가 발달해왔고, 남해 바다와 지리산 근처에 위치해 있어 신선한 해산물, 각종 나물과 약재가 풍부한 지역이었기에 일찍이 음식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진주 수령은 궁중까지의 거리감으로 임금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궁중보다 싱싱한 재료로 더 많은 음식을 차렸다고 한다. 진주교방음식은 궁중음식, 반가음식(종가를 포함한 사대부가에서 먹던 음식)과 더불어 한식의 3대 유산으로 꼽힌다(97쪽).


책에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과 상차림이 소개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진주하면 떠오르는 두 가지 음식인 진주비빔밥(진주화반)과 진주냉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진주의 소울 푸드 진주화반(花飯)

진주비빔밥은 꽃처럼 아름답다 하여 ‘화반(花飯)’이라고 했다. 화반은 비비지 않고 나물과 고명을 꽃처럼 올린 것이다. 화반은 예나 지금이나 귀한 식재료인 송이버섯, 소고기 육회를 비롯해 총 18가지 고명을 올리는 귀한 음식이다. 소고기 육회는 노인들에게 장수식으로 알려져 온 최고의 음식으로, 진주비빔밥이 차별화된 화반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육회 덕분이라고 한다. 책에는 진주화반에 들어가는 식재료와 그 손질방법, 고명 조리방법 등(레시피)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는 3대 과방지기(셰프)로 태어난 저자가 진주화반을 복원하기 위해 진주 반가의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비법을 직접 듣고 재현한 노력의 산물이다.


♣진주냉면의 변천사

진주냉면의 시작은 진주 정씨 가문의 구휼식(救恤食)이었다고 한다. 메밀면에 오이와 김치를 얹은 소박한 냉면으로 구휼사업을 펼쳤다. 1983년 브리태니커사에서 발행한 <한국의 발견>에는 꿩장조림 간장을 이용한 국물에 두부전을 얹은 진주냉면이, 1898년 겨울 진주목 고성의 수령이 기록한 문서에는 꿩탕과 살얼음이 뜬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 육수를 이용한 관아의 냉면이 기록되어 있다. 1930년대에는 진주냉면 중 소고기 편육과 배고명을 얹은 수정집 냉면이 가장 인기있었으나 진주냉면은 한국전쟁 이후 소실됐다. 세월이 흘러 2003년 진주시청은 지역 관광상품 개발의 일환으로 진주냉면을 새롭게 기획했다. 현재 진주냉면은 해물육수에 육전을 얹는 형태로 진주의 향토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천년이 넘는 진주화반의 역사를 추적해 온 저자의 열정과 노력이 담겨 있는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전통음식(교방음식)의 종류와 그 레시피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고려∙조선시대의 풍속, 우리 전통음식문화의 역사, 음식의 유래와 기원 등을 총망라하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고증하기 위해 수많은 문헌을 고찰하고 고문서를 번역하신 저자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또한 이 책은 글 내용의 풍성함뿐만 아니라 책에 실린 그림들 또한 너무나 훌륭하다. 아름답고 화려한 음식과 상차림이 핵심인 교방’꽃상’에 역사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다채로운 그림들이 독자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교방음식 이야기가 담긴 이 책과 함께 저자가 개발하신 약갈비(떡갈비)와 장산적으로 만든 ‘명품 한우 주먹밥’과, 떡산적, 바싹불고기, 나물 등을 찬합에 곱게 담은 ‘설날 꽃밥’ 등이 한식 세계화에 큰 발판이 되길 기대해 본다.


끝으로 이 책의 저자이신 박미영 이사장님을 비롯해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확산하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교방꽃상 #박미영 #한국음식문화재단 #진주교방음식 #교방음식 #진주화반 #진주꽃상 #전통음식 #전통한식 #한식세계화 #추천도서 #도서추천 #책추천 #신간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책키라웃(@checkilout_book) 님을 통해 한국음식문화재단(http://kfcf.co.kr)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