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 나르시시스트, 고집불통, 기분파와 얼굴 붉히지 않고 할 말 하는 기술 28
마리테레즈 브라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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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협력’하는 대화 기술 28가지를 소개한다. 저자는 협력하는 기술로 언쟁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고 아무리 모난 돌이라도 다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협력’이라 함은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대화를 이어가면서 공동의 해결방안을 찾자는 목표로 협상에 임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대화 상대방과 어떻게 ‘협력’하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5개의 장을 대화의 순서로 보아도 좋다고 언급한다. 책을 순서대로 전체 1회독하고 나서 28가지 기술 중 자신에게 특히 필요한 기술을 골라서 자세히 읽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 책을 활용하면 되겠다.


각 장은 3~7개의 대화 기술을 포함하며, 각 장의 [워밍업] 부분에는 각 장에 포함된 여러 개의 대화 기술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설명이 담겨 있다. 각 대화 기술을 설명하는 본문에는 일상의 대화, 각종 실험/연구 결과, 심리학 이론 등이 담겨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책에서 소개하는 대화 기술이 실제 대화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대화 기술에 대한 소개 말미에는 [요약] 부분이 마련되어 있어 각 기술을 읽은 후 [요약]을 통해 정리와 복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에 소개된 28가지의 대화 기술 모두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나에게 흥미로웠던 기술 두 가지만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기술 6. 상급자를 설득할 때 신뢰를 주는 법

→ 직장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경우라서 골라봤다. 상급자는 부하직원인 내 의견을 잘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저자는 상대(상급자)와 가치관이 같거나 매우 객관적인 사람(예: 권위자)의 의견을 앞세워 대화를 이끌어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예) “(권위자)가 어제 _______라고 하셨습니다.”


기술 20. 경험과 감정은 사실보다 더 힘이 세다

→ 평상시 내 생각과 반대되는 경우라서 골라봤다. 개인의 경험은 보편타당하지 않지만 보편타당한 숫자, 데이터, 사실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자문이나 판매를 할 때에도 개인의 경험담은 설득력을 발휘한다.”는 문장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상담을 할 때 상담자의 직접 경험을 듣거나, 홈쇼핑에서 쇼핑 호스트의 사용후기를 들을 때 더 와닿거나 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에 따르면 경험담에 정서적인 이야기(감정)를 곁들이면 설득력은 더 커진다고 한다. 예) “제가 받은 인상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는……” / “저는 좋았습니다. 아주 만족스럽고요.”


각 장의 말미에는 [알아두면 좋은 보조기술]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제목은 ‘보조’기술로 되어 있지만 본 대화 기술 28가지 못지않게 유용한 기술이라 생각한다. 특히 ‘4. 말에 힘을 싣는 비언어적 표현들’과 ‘5. 온라인 소통의 특수한 문제점’에서 다룬 내용들은 더 인상적이었다. 또 책 맨 마지막에 [부록]으로 ‘한 흑인 음악가가 수백 인종주의자의 마음을 돌린 방법’이라는 글이 실려 있는데 글의 내용이 감동적이면서도 앞서 배운 대화 기술들을 쭉 곱씹어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나는 나와 생각이 많이 다른 사람과는 언쟁을 만들기 싫어서 대화 자체를 회피하거나 설득하기를 포기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생각이 같은 사람하고만 섬세하게 소통할 경우 비판력과 대화 능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사고의 폭이 좁아지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논쟁 상황을 회피하거나 무조건 양보/수용할 게 아니라 책에서 배운 대화 기술들을 실생활에 적용해 상대방의 의견은 존중하되, 내 의견도 제대로 피력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이 ‘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이고, 책 앞표지에 ‘나르시시스트, 고집불통, 기분파와 얼굴 붉히지 않고 할 말 하는 기술 28’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자칫 성격이 좀 특이한 사람과 대화할 때만 쓰이는 대화 기술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는데, 일상적인 대화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화술을 다룬 책이라 보면 된다(5장이 문제적 인간들과의 대화 기술을 다룬 내용임). 평소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분이나 진정한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분들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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