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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 <오리진> 등 여러 생명과학 관련 서적을 집필하시고 현재 웨스트민스터대학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로 재직 중이신 루이스 다트넬의 신작이다. 이 책은 웅장한 규모의 역사와 현대 세계가 만들어진 과정을 다른 각도에서 탐구하기 위해 쓴 ‘인간 삼부작’ 중 마지막 책으로, 이 책에서 저자는 독특하고 변덕스럽고 연약한 인간 본성이라는 렌즈로 관찰한 우리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샘플북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에는 1장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샘플북에 개시된 사항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1장의 제목은 ‘문명을 위한 소프트웨어’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 짐작이 잘 되지 않는데, 1장에서는 인류의 ‘협력’과 ‘공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이 성공을 거둔 비결은 단지 도구 사용 때문만이 아니라 서로 아무 관계가 없거나 다음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도 서로를 도우려는 성향도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즉 ‘협력의 유전자’로 인해 우리가 복잡하면서 대체로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고, 문명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인간 본성이나 인간 유전자 이야기가 나오면 그간 읽었던 책들 때문에 ‘이기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책에 ‘협력이 우리 종의 초능력’이라는 표현이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1장에서는 인간이 서로 협력하는 능력을 갖게 되기까지 인류 진화에서 일어난 두 가지 주요 발전을 살펴본다. 하나는 반응성 공격성이 감소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놀라운 수준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소프트웨어가 뇌에서 발전한 것이다.
(반응성 공격성의 감소) 인간은 반응성 공격성(충동적)을 잘 조절하는 한편, 순행 공격성(계획적)을 아주 능숙하게 발휘하도록 진화했다. 개인(남성)들의 동맹은 독재자의 출현을 견제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순행 공격성을 이용했다. 수렵채집인은 대체로 평등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았고 인간의 평화적 성향은 평등한 사회 조직 내에서 진화하면서 생겨나 생물학적으로 유전자에 각인되었다. 정착 농업이 시작되면서 재산이라는 개념이 탄생한다. 이로써 부와 권력의 격차가 증폭되며 사회 구조의 계층 분화가 심화됐지만 ‘국가’라는 정치 조직체를 통해 질서 유지가 더 수월해지고 내부 갈등이 줄어들게 된다.
(사회적 소프트웨어 발전) 이전보다 크고 복잡한 사회에서 개인들 사이의 협력과 이타성을 장려하는 체계들은 점점 정교하게 발전해갔다. 친족 선택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이타적 행동을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비친족을 향한 관대한 행동은 설명할 수 없다. 상호 이타성(직접적 호혜성)은 친족이 아닌 서로를 도움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는 이론으로, 자산 교환의 한 형태로 본다(오늘은 너를 위해, 내일은 나를 위해). 간접적 호혜성은 수혜자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직접 호의를 갚는 대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되갚는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체계들의 발전은 우리 뇌에서 진화한 사회적 소프트웨어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도시와 문명의 많은 인구가 더 평화롭게 존재하려면 종교, 성문법, 상인 길드와 같은 제도화된 평판 체계 등의 문화적 구성 개념이 더 필요하다.
얼마 전에 읽었던 최정균 교수님의 <유전자 지배 사회>, 텔모 피에바니의 <불완전한 존재들>과 유사한 주제의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들과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재미있고 유익한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책에서 이타성은 일방에게만 이득이 돌아가지만 협력은 쌍방에 이득이 돌아간다는 내용과 경쟁은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지만, 협력은 넌제로섬 게임(non zero-sum game)이면서 쌍방이 이득을 얻되, 그것도 상당히 큰 이득을 얻을 때가 많다는 내용이 가장 인상 깊었다. 목차를 훑어보니 2-8장에서는 각각 가족, 풍토병, 유행병, 인구, 마음을 변화시키는 물질, 코딩 오류, 인지 편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흥미진진한 주제들이 포진해 있다. 샘플북으로 1장만 읽은 것이 너무 아쉬워서 온전한 한 권의 책을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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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흐름 출판사(@nextwave_pub)로부터 제공받은 샘플북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샘플북은 <인간이 되다>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제작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