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전환 -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데이비드 C. 코튼 지음, 김승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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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THE GREAT TURNING: From Empire to Earth Community’다. 저자는 제국에서 지구공동체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이 책 전체에서 ‘제국’은 지배자 원칙에 기초해 조직된 인간관계의 위계적 질서를, ‘지구공동체’는 파트너십 원칙으로 조직된 인간관계의 민주적이고 평등한 질서를 일컫는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이후 5천 년간 제국의 역사가 계속됐다. 저자는 문화사학자 리안 아이슬러의 책 <성배와 칼>에 소개된 정착 농경민은 여성성과 연결시키는 생성적 파트너십 권력을 중심으로 사회를 조직했고, 유목 부족은 남성성과 연결시키는 지배자 권력을 숭배하는 사회를 조직했다는 내용에 주목한다. 문명 시대 이전 성배(영성)의 생성적 권력이 칼의 지배자 권력으로 대체되면서 제국의 시대가 탄생했다고 설명한다(제국으로의 전환: 젠더 관점에서의 설명). 남성성-지배자-제국의 원리는 ‘경쟁하거나 죽거나’의 시스템, 권력 지향, 자신의 권리 옹호, 남성성의 지배를 추구한다. 이에 반해 여성성-파트너십-지구공동체의 원리는 협력하고 공생하는 시스템, 생명 지향, 모두의 권리 옹호, 여성성과 남성성의 균형을 추구한다. 5천 년 제국의 병리를 치유하기 위해 문명 시대 이전의 파트너십 모델을 지구공동체의 원리로 계승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늘날 세계의 제국적 지배 계층이 자신의 권력과 특권을 지키기 위해 취하는 행동은 필수적인 사회 시스템과 환경 시스템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인간 문명의 생존, 어쩌면 인간 종 자체의 생존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5천 년간 이어져온 제국의 시대를 끝낼 수 있을까?


저자는 21세기에 제국에서 지구공동체로의 ‘위대한 전환’이 가능한 이유로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인류의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도록 이끄는 동력이 우리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 둘째, 상당수 사람이 이미 사회화된 의식 또는 그 이상을 달성했다(공공선의 개념과 협력의 필요성 이해). 셋째, 우리는 생태적∙사회적으로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넷째, 전 지구적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혁신이 이뤄지고 상호의존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즉, 높아진 의식 수준, 전환이 요구되는 절박한 상황, 범세계적 시민운동을 엮어주는 기술 덕분에 창조적인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위대한 전환’을 위해 문화적 전환, 경제적 전환, 정치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중 문화적 전환을 선행조건으로 본다. 문화적 가치가 돈과 물질적 과잉에서 생명과 영적인 충족으로, 지배-종속 관계에서 파트너십 관계로, 인간의 한계에 대한 믿음에서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차이에 대한 두려움에서 다양성에 대한 환호로 전환되어야만 경제/정치적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또 저자는 풀뿌리 리더십에 기반한 시민운동의 자기조직적 과정이 전술한 세 가지 전환을 진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06년에 출간된 책인데 이번에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에 보면 책에서는 ‘지구공동체’라는 원리를 제안했는데 현재는 살아있는 지구공동체의 문명을 일컫는 ‘생태문명’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책에 저자가 ‘생태문명’ 보고서에서 말한 ‘인간의 진로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10년’은 2020년대(2021-2030)라고 나온다. 바로 지금이다. 왜 책이 출간된 지 18년이나 지난 시점에 우리나라에 출간됐을까 생각했는데, 결정적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행동에 나서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출간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출간해 주신 출판사와 한국어판 서문을 작성해 주신 데이비드 코튼 박사님(현재 87세이심, 책 집필 당시도 이미 69세)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저자께서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에게 닥친 생태적, 사회적 위기를 진단하고, 지구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지면의 한계와 내 요약 능력 부족 탓에 제대로 정리하기는 어려웠다. 미주 부분을 제외하고도 600쪽을 훌쩍 넘는 ‘벽돌책’이지만 읽기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꼭 이 책을 읽고 앞으로 다가올 인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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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 독서여인(@vip77_707) 님을 통해 가나 출판사(@ganapub1)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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